‘코스닥 등록기업의 주가조작’에 관한 시리즈 기사(7, 8일자 B1면)가 보도되자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여러 건의 e메일이 날아왔다. “나도 작전세력의 피해자”라고 하소연하는 내용이 주종을 이뤘지만 “작전 종목을 알려줄 수 없겠느냐”는 황당한 내용도 상당수 있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로 큰 손해를 보면서 ‘작전주’를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점차 한탕을 좇는 투기꾼으로 변해 가는 개인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해서라도 대박을 터뜨리지 못하면 본전을 찾을 수 없다는 초조감 때문이겠지만 작전종목에 기웃거릴수록 결과는 더 비참해질 뿐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어쩌다 성공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작전세력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꼴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취재 중에 만난 한 주가조작 브로커는 “대박을 꿈꾸는 개인투자자가 없다면 작전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작전 종목’을 찾기 때문에 작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작전에 말려들어 손해를 본 뒤 남을 탓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사리에도 맞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코스닥시장의 주가조작을 감시하는 한국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틈을 타 작전세력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했다. 남이 하면 ‘작전’이고 내가 하면 ‘공격적 투자’라는 식의 생각은 시장을 더욱 황폐하게 만든다.
작전세력이 노리는 것은 바로 개인투자자의 허황된 한탕주의라는 사실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박정훈<금융부>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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