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페이윈(彭佩云·72) 중국 전인대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중국 최대의 여성조직인 전국중화부녀연합회 주석, 중국 적십자 총재 등을 맡고 있는 중국 여성계 최고 지도자다.
펑부위원장이 자신의 업적 가운데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4월10일 중국 국무원을 통과한 ‘2001∼2010 중국 여성발전요강’. 여성의 사회참여와 교육보건 수준의 개선을 위한 내용들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조치들입니다. 중국의 31개 성에서 고위급 여성관리가 1명씩은 나오도록 만들 것입니다.”
일본 교과서 왜곡의 피해당사국 여성지도자로서 그는 “중국 정부와 민간기구가 공동으로 심각하게 여기고 대처하고 있다”며 “일본 우익의 침략을 미화하는 행위는 어떤 식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중국의 자본주의화가 ‘성의 상품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본주의화가 아닌 중국식 사회주의를 건설 중”이라며 “음란 매춘 등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은 봉건적 유교문화의 잔재가 남아 있어 여권(女權)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한국과 중국의 여성이 손잡고 남녀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길이 있을 겁니다.”
▼日 미키 무쓰코여사 "역사교과서 왜곡 참으로 부끄러워"▼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여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울에서 열린 동북아 여성지도자 회의에 참석한 일본측 여성지도자 6명 중 대표급 인사인 미키 무쓰코(三木睦子·84)여사는 8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키 다케오(三木武夫) 전 일본 총리의 부인으로 현재 아시아부인우호회장과 유엔부인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일―북국교촉진국민협회 부회장으로 북한과 일본의 수교에도 민간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아시아 평화를 위한 여성의 역할을 중시해 남북한과 중국의 여성 인사들과 함께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이란 단체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그는 특히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 “일본 내에서는 오히려 새 교과서의 내용을 모르고 있다가 한국과 중국 등에서 항의를 받고 나서야 그 내용을 알게 됐다”며 “이후 일본의 지식인들이 뜻을 모아 정부에 항의하는 등 노력했지만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가 지금까지 벌여온 평화와 여성인권 등과 관련된 활동은 남편이 소속돼 있던 자민당의 노선에 역행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에 대해 “나는 남편이 총리를 맡고 있던 시절에도 자민당의 노선이 마음에 들지 않아 ‘왜 이런 정당에서 일하느냐’고 화를 내곤 했다”고 말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