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저금리 상황에서 기존가입자의 적용 금리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은행을 찾아갔다. “어딜 가도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을 수 없어 답답했어요. ‘조금 낮아질 겁니다’며 대충 대답을 하니….”
B씨(35)는 올해부터 자유화된 외환거래에 대해 물어보려 1월초 S은행 남대문지점을 찾았다. “이것저것 묻다보니 직원이 곧 말문이 막히더군요. 아직 공부를 제대로 못했다면서요.”
고객은 궁금한 게 많았지만 은행원들은 대답할 준비가 안돼 있다. 행원 1인당 처리건수가 많은 데다 전문성을 기를 기회도 적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김정웅차장은 “국내 은행들은 행원들이 전문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교육시켜오지 않았다”며 “한 분야에서 수년씩 일해온 외국계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신한 하나 등 후발은행이 고액자산가 대상의 프라이비트뱅킹(PB)제도를 도입해 성공하자 한빛 주택 국민 등 대형 은행들도 점차 점포를 상담코너와 단순입출금창구로 분류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도 행원도 아직은 뭐가뭔지 낯선 형편.
하나은행 PB지원팀의 김성엽차장은 “작년부터 승진시험을 보는 대신 자격증이나 연수과정이수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문화된 지식을 갖춘 행원들이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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