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입단한 박정상 초단(17·사진)이 올해 다승, 승률, 연승 등 3개 부문에서 수위를 질주하며 무서운 신예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박 초단은 8일까지 20승 4패(83.3%)를 기록하며 다승, 승률 부문 1위에 올랐다. 또 현재 13연승을 거두고 있어 연승 부문도 1위.
LG배 세계기왕전 예선에선 7연승을 거두며 본선에 진출했고, 국수전 예선에서도 6연승으로 결승에 올라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한판을 남겨두고 있다.
박 초단은 지난해 입단하자마자 11연승과 함께 왕위전 예선 결승에서 ‘반상의 철녀’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을 꺾고 본선에 오르는 등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왕위전 본선에서는 유창혁 9단, 이세돌 3단에게 패하긴 했지만 양재호 9단을 꺾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김수영 8단의 눈에 띄어 허장회 바둑도장에 입문한 뒤 7년 만에 입단했다. 그가 입단하기 6개월 전 박영훈 2단(16)이 입단하자 “영훈이 같은 약체가 입단한 것에 자존심이 상한다”며 머리를 삭발에 가깝게 깎았을 정도로 대단한 승부욕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 그가 가장 어렵게 느끼는 상대 역시 박 2단. 이른바 라이벌이다.
조치훈 9단과 같이 공격보단 타개에 묘미를 느끼는 스타일. 동료들과 바둑 두고, 바둑 공부하는 것이 하루 일과다. 요즘 젊은 프로기사들이 좋아하는 게임 등도 잘 하지 않고 가끔 야구장을 찾는 게 소일거리.
“최근 바둑을 두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구쳐요. 올해는 무조건 본선에 많이 오르고 싶고…그 뒤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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