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4승 찬호 “휴”…7이닝 무실점 올 최고 구질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33분


'허리부상 걱정 없어요'
'허리부상 걱정 없어요'
허리 부상을 털고 일어난 ‘코리안 특급’ 박찬호(28·LA다저스)가 개인통산 1000이닝 돌파를 자축하는 7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4승 재도전에 성공했다.

10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 박찬호는 7회까지 3안타와 4사구 4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평균자책을 3.55에서 3.08로 끌어내렸고 탈삼진은 8개로 올 들어 가장 빼어난 투구.

이로써 박찬호는 8년간 1000과 3분의 1이닝을 던졌고 통산 69승 46패에 평균자책 3.83을 기록.

박찬호는 이날도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최근 1승4패의 부진으로 서부지구 꼴찌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1.5경기차까지 쫓기게 만든 ‘찬호 도우미’들의 무기력한 플레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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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1회 2사 만루에서 데이브 한센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2회에는 무사 1루에서 박찬호의 전담포수인 채드 크루터의 병살타로 또다시 찬스를 무산시켰다.

3회에는 톱타자 톰 굿윈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볼카운트가 투볼인데도 무리한 도루를 하다 아웃돼 찬물을 끼얹었다. 다행히 다저스는 마크 그루질라넥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2사후 숀 그린의 땅볼 때 플로리다 3루수 마이크 로웰이 실책을 한 틈을 타 2, 3루가 됐고 에릭 캐로스의 안타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4회는 2사 2루에서 굿윈이 우전안타를 날렸지만 발 느린 2루주자 크루터가 3루에 머무는 바람에 추가득점에 실패. 5회 그린이 좌월 3루타를 친 뒤 1사인데도 무리하게 홈까지 파고들다 횡사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

박찬호의 특급 도우미인 게리 셰필드가 이날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쳐 올 시즌 박찬호가 등판한 경기에서 22타수 4안타, 타율 0.182의 부진에 빠진 것도 특징. 셰필드는 올 시즌 전체 타율에선 0.333에 10홈런 23타점의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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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번 도우미는 영원한 도우미. ‘찬호 도우미’들은 공격과 주루에선 애를 태웠지만 수비에서 보완이 되고도 남았다.

중견수 굿윈은 박찬호에게 첫 위기가 찾아온 5회 2사 2루에서 루이스 카스티요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냈고 6회에는 좌익수 셰필드와 포수 크루터가 ‘작품’을 만들어냈다. 박찬호는 2사 1, 2루에서 찰스 존슨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하는 듯했다. 타이밍상으로는 2루주자 에릭 오웬스가 무난히 홈에 들어올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셰필드의 홈송구는 빨랫줄처럼 크루터의 포수 미트에 빨려들었고 크루터는 한발 먼저 들어온 오웬스를 온 몸으로 블로킹하며 아웃시키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박찬호는 16일 오전 7시55분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한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LA다저스-플로리다전 말·말·말…

△박찬호=솔직히 경기전 근육이 뭉쳐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막상 공을 던져보니 괜찮았다. 몇승을 했느냐 보다 1승, 1승이 모두 중요하다. 오늘은 재미있게 경기를 했다. 야구를 하면서 그렇게 가까이서 멋진 장면은 처음 봤다. 셰필드의 송구와 크루터의 블로킹이 모두 좋았다. 두 선수에게 감사한다.

△채드 크루터=박찬호는 사실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박찬호가 대단한 것은 이런 가운데서도 자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6회초 수비에 대해선) 옥쇄를 할 각오로 홈 플레이트를 깔고 앉았다. 오웬스가 공이 오기도 전에 몸을 부딪혀 왔다. 그 다음에야 공이 왔지만 오웬스가 홈 플레이트를 밟기 직전에 태그가 됐다.

△플로리다 포수 찰스 존슨(98년 LA다저스의 주전포수)=박찬호는 정말 대단한 투수다. 3년전에 비해서도 놀라울 정도로 바뀌었다. 다양한 변화구를 던졌는데 슬라이더가 무척 좋았다. 볼카운트가 나쁠 때도 그는 변화구로 승부할 수 있는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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