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영화제의 개막작은 바즈 루어만 감독의 ‘물랭 루즈’(붉은 풍차라는 뜻의 카바레 이름). 칸의 해변에는 영화제 개막을 널리 알리는 ‘붉은 풍차’의 대형 모형이 등장했다. 이날 저녁 칸 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팔레 드 페스티벌(축제궁전)’의 안팎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개막식이 열리기 직전, ‘팔레 드 페스티벌’앞. 앤디 맥도웰, 줄리아 오몬드, 멜라니 그리피스, 안토니오 반데라스, 양쯔충(楊紫瓊)등 스타들이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군중들 사이에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들의 열광은 검은 드레스 차림의 니콜 키드먼이 나타났을 때 절정에 달했다. ‘물랭 루즈’의 주연 배우인 니콜 키드먼은 파리 ‘물랭 루즈’ 나이트 클럽에서 온 댄서 15명의 캉캉춤 행렬과 함께 입장해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개막식에서는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의 개막선언이 있은 뒤 곧바로 개막작 ‘물랭 루즈’가 상영됐다.
이 영화는 1898년 파리의 유명 카바레 물랭 루즈를 무대로 카바레 무희와 가난한 시인의 비극적 사랑을 현대적 감각으로 그린 뮤지컬. 호주 출신의 루어만 감독은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영상으로 ‘포스트모던 뮤지컬’을 빚어냈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웨덴출신의 리브 울만은 기자회견에서 “지성에 호소하는 아트영화가 아니라, 감성에 호소하는 영화를 중시하겠다”고 밝혀 영화제의 연성화를 예고했다.
10명의 심사위원 중 한명인 미국감독 테리길리엄도가슴에 ‘날 매수하시오’(I can be bribed)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나오는 익살을 부리는 등 칸영화제가 전통적인 권위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20일까지 열릴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83개국에서 출품한 179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칸〓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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