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17,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제8차 고위관리회의(SOM)에 외교통상부 최영진(崔英鎭) 외교정책실장과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각각 내보내고, 북한도 이용호 외무성 신뢰구축담당 참사를 참석시킬 예정이어서 남-북-미 3자간 연쇄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이 6월초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을 최종 조율하며,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7월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달 하순에는 한미일 대북정책감독조정회의(TCOG)도 열린다.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도 6월 하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국방정책 검토에 따른 한미동맹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ARF-SOM 회의에서는 미국측이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앞두고 북한측과 비공식 접촉을 갖고 북-미대화 재개 문제와 미사일방어(MD) 구상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타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북-미, 남북간 공식 접촉이나 면담은 예정돼 있지 않으나 회의석상에서 서로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접촉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미국의 MD 구상에 반대하는 중국 러시아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과 미국간에 MD 구상을 놓고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회의의 현안은 역내 국가간의 분쟁과 갈등을 방지하는 ‘예방 외교’ 발전 방안이다.
ARF는 ASEAN 확대외무장관회의(PMC)를 모태로 94년 창설된 아태지역의 유일한 다자안보협의체로, ASEAN 10개국과 남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23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북한은 지난해 7월 가입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