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주특기' 자랑
날치알 비빔밥 등
별난 메뉴도 많이 나와
‘밥집’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한동안 거셌던 ‘퓨전푸드’ 바람이 수그러들면서 ‘기본기’에 충실한 요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밥집’은 고기류 찌개류 등 도식화 정형화된 메뉴를 가지고 있는 ‘한식집’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개성과 정성이 담긴 밥과 반찬을 다루는 곳을 통칭한다.
‘밥집’에는 우선 청국장 콩탕 생선조림 등 저마다의 ‘주특기 요리’가 있다. 여럿이 나눠 먹을 수 있는 ‘반찬’ 또한 다양하다. 가정요리, 도시락반찬에서는 맛볼 수 있지만 ‘식당메뉴’로는 정착되지 않았던 새로운 메뉴들.
야채와 치즈가 어우러진 ‘계란말이’가 정착된 곳이 있는가 하면 베이컨 햄 소시지 등을 섞어 튀긴 후 겨자 케첩소스와 함께 내는 ‘모둠소시지’도 선호도가 높다.
‘비빔밥’도 ‘부추된장비빔밥’, 참기름과 날치알 양념장 김가루를 섞어 만든 ‘날치알비빔밥’ 식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이 많다. 묽은 된장에 소면을 풀어 만든 ‘된장칼국수’, 김칫국물을 이용한 ‘김치칼국수’ 등은 담백한 맛과 ‘다이어트식’을 원하는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유명한 ‘밥집’은 대로변보다는 ‘단골’들만 아는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한국방송통신대학, 명동에 있는 남대문경찰서의 ‘구내식당’도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괜찮은 밥집이다.
◇소문난 서울의 밥집
▽제일콩집(02-972-7016)〓성북구 북부지원 바로 옆. 근처 변호사 판사들의 단골집이다. ‘콩의 질’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 덕분에 비지찌개 콩국수 청국장 생두부 콩탕 등 콩으로 만든 모든 요리가 일품이다. ‘콩 요리는 마냥 싱겁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킨다.
▽진진(02-544-3435)〓강남구 청담웨딩프라자 뒤편. 원래는 삼겹살집이지만 김치칼국수 갓김치 계란말이 등의 ‘부속반찬’이 더 맛있기로 유명하다. 특유의 다진 양념을 녹여 만든 얼큰한 ‘빨간 순두부’는 근처 주민과 직장인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스팸과 베이컨을 넣어 구운 소시지도 맛있다.
▽목포집(02-722-0976)〓종로구 헌법재판소 근처. 목포 출신 할머니의 손맛이 일품. 원래는 떡갈비가 전문이지만 ‘된장찌개 백반’을 찾는 손님이 더 많다. 야들야들한 생선살에 간이 쏙 밴 생선조림은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콩나물국도 유달리 시원한 뒷맛이 있다.
▽진주청국장(02-785-6918)〓여의도 민주당사 옆. 서비스가 특별히 좋을 것도 없고, 옛날 집에서 먹는 청국장 맛 하나로만 승부한다. 다채로운 ‘양념발’을 배제하고 청국장의 ‘오리지낼러티’를 최대한 살렸다. 다소 투박하지만 구수한 ‘시골 손맛’이 매력 포인트.
▽역전회관(02-794-7039)〓서울 용산역 앞. ‘싸구려’ ‘미원발’을 떠올리는 ‘역전(前) 음식점’의 고정관념을 깨준다. 육개장 비빔밥 선지해장국 등 모든 메뉴와 밑반찬이 편차 없이 고르게 맛있는 게 특징. 인근 태평양화학 임직원들이 ‘최고의 맛집’으로 선정한 적도 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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