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전망]시장역행자가 돼야 초과수익률 얻는다

  • 입력 2001년 5월 12일 11시 16분


'시장역행자(Market contrarian)가 돼야 초과수익률을 얻는다.'

대다수 시장참가자들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라는 얘기다.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오는 오는 15일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현행 4.5%인 연방기금금리를 시장기대치보다 적은 25bp 내리더라도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초 기대치에 못미치는 금리인하에 투자자들이 실망매물을 내놓으면 적극적으로 받으라는 주장이다.

이것은 미국경제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않을 정도로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논리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투자전략을 뒷받침할 거시경제지표가 발표됐다.

11일(현지시간) 미 상무성은 4월 소매업계 매출이 3월에 비해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4월 실업률이 2년 6개월만에 최고치인 4.5%를 기록했지만 자동차와 섬유 등 산업전반에 걸친 호조로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0.2%)를 훨씬 상회했다. 2월과 3월 연속하락한후 석달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미시간 대학의 5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4월의 88.4포인트에서 92.6포인트로 소폭 상승했다. 4월에 이어 연속 하락을 예상했던 시장전문가들의 예상를 뛰어넘는 양호한 수치다.

이 두 지표는 미국 소비자들이 고용불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지출을 늘리고 있고 향후 경기에 대해서도 낙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올들어 FRB(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200bp 금리를 내린 효과를 반영하고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내수부문이 예상밖으로 견조하다는 경제지표가 발표되자 채권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장기채권 금리의 상승으로 나타났다. 10년만기 재무성채권은 전일보다 0.19%포인트 상승한 5.48%를 기록했다. 30년만기 채권도 0.12%포인트가 오른 5.88%로 마감했다.

무디스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소비지출이 5월에도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오는 15일의 50bp금리인하가 마지막 금리인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경제의 추가 하락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물론 UBS워버그증권과 메릴린치증권 등 대다수 투자은행은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기대한다. 4월 소매업계 판매율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지만 여전히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오는 8월말까지 현행 4.5%인 연방기금금리를 3.5%수준으로 내려야 하반기 미국경제가 본격적으로 반등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FRB의 금리인하폭에 대한 엇갈린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일 발표된 지표는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게 대다수 시장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미 내수회복으로 경기바닥권을 탈출하고 있는 국내경제가 대미수출의 증대로 회복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CSFB증권).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2/3를 차지하는 내수회복은 대미수출 증대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매락에서 다음주(14일∼18일) 국내증시는 예상밖으로 견조한 미국내수부문과 이에 따른 국내경제의 바닥권 탈출 기대감이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15일 FOMC에서 시장기대치보다 적게 금리를 내려 미국증시와 국내증시가 조정을 보일 경우 저가매수에 나서라는 시장전문가들이 의외로 많다.

김도현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선임연구원은 "25bp 인하에 그쳐 미국증시와 국내증시도 동반 조정을 보이면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폭금리인하는 미국경제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악화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란 게 김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또한 11일(현지시간) 미국증시가 소매업 판매증가에도 불구하고 조정을 보였지만 자본시장의 속성상 조만간 호재로 받아들이라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말라고 덧붙인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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