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휴렛팩커드 등 정보통신(IT)업계의 거인들은 PC와 서버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저장장치 쪽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 확산으로 저장장치 수요는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들의 식욕을 돋우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저장장치 업체는 EMC다. 선마이크로시스템도 경영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지만 EMC의 벽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EMC가 대형 IT업체들의 도전을 겁내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 것은 마이크 루트거스 이사회 회장의 집중 전략 덕분이다.
그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던 92년 EMC의 매출은 3600만달러, 수익은 300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EMC는 올해 4분기(1∼3월)에만 23억4000만달러의 매출에, 4억달러의 고수익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루트거스 회장은 ‘발로 뛰는 영업’으로 유명하다. 이는 지금도 EMC의 주요한 자산이 되었으며 99%라는 경이적인 재계약률로 나타나고 있다.
루트거스 회장은 이후 당시로서는 거액인 1000만달러를 연구개발비로 투입하는 등 기술 수준을 높이는데 총력을 다했다. 또한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 개선에 그치지 않고 고성능 저장장치에서만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저장장치시장에서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했다.
정보시대의 비전을 내다본 뛰어난 전략가인 루트거스 회장은 덩치를 앞세운 IT업계의 대형 기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개인적으로 좌절을 많이 겪었다. 대학(UCLA)시절에는 풋볼팀의 영웅이었지만 카드와 여자에 빠져 학교를 그만 둔 일도 있었다. 대학 졸업 이후 방산업체인 레이시온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 개발 등에 참여, 높은 실적을 올렸음에도 이공계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승진이 번번이 좌절되자 회사를 그만 두었다.
조성우(와이즈인포넷 연구위원)
dangun33@wiseinfo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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