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학적 발견’이 실험실 선반에 그냥 사장되면서 손해를 보는 그룹은 세그룹. 하나는 이 IPR, 즉 지적재산권을 팔지 못하는 Zycos사다. 둘째는 이 정보가 없어 암진단 및 치료제개발을 지체하고 있는 제약회사, 셋째는 암진단 및 항암제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암환자들이다.
‘과학적 발견’이나 지적재산권에 관한 B2B마켓의 중요성은 이러한 기술정보를 활발히 유통시켜 새로운 제품시장의 개발을 촉진하는 데 있다. 그 결과가 소비자의 혜택으로 이어짐은 당연한 일.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정보유통 B2B 마켓이 모두 돈이 되는 장사는 아니라는 점이다.
한 시장 조사기관에 의하면 2005년까지 e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되는 물품거래규모는 3조1000억달러이며 그중 1.4%인 440억달러가 독립적인 B2B 사이트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바이오텍분야의 IPR 시장규모는 약 60억달러. 이중 1.4%가 B2B사이트에서 처리된다고 하면 그 규모는 1억달러에 약간 못미친다. 10개 이상의 B2B사이트가 먹고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장규모다.
e밸리 생태계의 원동력은 끊임없는 신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에 있다. 그리고 그 발판은 다양하고 잘 구축된 정보유통 및 인적 네트워크이다. 비록 장사가 되지는 않더라도 정보유통 인프라의 구축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돈이 되진 않지만 중요한 활동영역에 다른 형태의 민간시장이 존재한다. 그 시장의 재원은 민간시민단체의 자원봉사와 뜻있는 기업의 기부금이다. 이 시장의 생명력은 자발적 참여에서 비롯되며 그 추진력은 뜻있는 일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성취감, 그리고 보람으로부터 나온다.
대기성 벤처자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의 거품이 꺼지면서 정보유통 B2B 마켓으로의 자금유입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보유통시장은 화학작용의 촉매와 같다. 정보유통 B2B 시장구축을 위한 기업, 대학 그리고 시민단체의 자발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떨어진 낙엽은 박테리아의 화학적 촉매작용에 의해 분해되어서야 비로소 새싹의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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