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alley리포트]정보유통 원활해야 신기술 싹튼다

  • 입력 2001년 5월 13일 18시 35분


Zycos라는 바이오텍회사는 최근 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감염 치료제를 개발하다 의외의 발견을 했다. 암진단 및 치료에 매우 유용한 단백질 분자구조를 찾아낸 것. 이 회사 사업개발부장인 멜리사 첸에 의하면 이 발견은 Zycos의 주생산품과 상관이 없다는 이유로 현재 방치되어 있다.

이 ‘과학적 발견’이 실험실 선반에 그냥 사장되면서 손해를 보는 그룹은 세그룹. 하나는 이 IPR, 즉 지적재산권을 팔지 못하는 Zycos사다. 둘째는 이 정보가 없어 암진단 및 치료제개발을 지체하고 있는 제약회사, 셋째는 암진단 및 항암제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암환자들이다.

‘과학적 발견’이나 지적재산권에 관한 B2B마켓의 중요성은 이러한 기술정보를 활발히 유통시켜 새로운 제품시장의 개발을 촉진하는 데 있다. 그 결과가 소비자의 혜택으로 이어짐은 당연한 일.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정보유통 B2B 마켓이 모두 돈이 되는 장사는 아니라는 점이다.

한 시장 조사기관에 의하면 2005년까지 e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되는 물품거래규모는 3조1000억달러이며 그중 1.4%인 440억달러가 독립적인 B2B 사이트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바이오텍분야의 IPR 시장규모는 약 60억달러. 이중 1.4%가 B2B사이트에서 처리된다고 하면 그 규모는 1억달러에 약간 못미친다. 10개 이상의 B2B사이트가 먹고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장규모다.

e밸리 생태계의 원동력은 끊임없는 신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에 있다. 그리고 그 발판은 다양하고 잘 구축된 정보유통 및 인적 네트워크이다. 비록 장사가 되지는 않더라도 정보유통 인프라의 구축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돈이 되진 않지만 중요한 활동영역에 다른 형태의 민간시장이 존재한다. 그 시장의 재원은 민간시민단체의 자원봉사와 뜻있는 기업의 기부금이다. 이 시장의 생명력은 자발적 참여에서 비롯되며 그 추진력은 뜻있는 일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성취감, 그리고 보람으로부터 나온다.

대기성 벤처자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의 거품이 꺼지면서 정보유통 B2B 마켓으로의 자금유입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보유통시장은 화학작용의 촉매와 같다. 정보유통 B2B 시장구축을 위한 기업, 대학 그리고 시민단체의 자발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떨어진 낙엽은 박테리아의 화학적 촉매작용에 의해 분해되어서야 비로소 새싹의 밑거름이 된다.

changsg@stanford.edu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