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건교부가 대지산을 보존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그는 12일간의 고통스러운 ‘나무위 시위’에도 불구하고 환한 얼굴로 V자를 그렸다.
박씨는 벌목 위기에 처한 삼나무 원시림을 지켜낸 미국 여성환경운동가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의 ‘나무 위 시위’를 대지산으로 옮겨온 주인공.
“텐트가 비좁아 무릎이 아팠고 대소변 보는 것이 불편했을 뿐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박씨는 “휴대전화로 하루 20여통씩 걸려오는 격려전화가 힘이 됐다”고 말했다.
낮에는 주로 이번 시위의 당위성을 알리는 홍보전화와 독서로 시간을 보냈고 장기전에 대비해 기체조와 단전호흡 등으로 몸을 단련했다.
식사는 나무 아래에 지원캠프를 만들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시민단체 동료들이 인근 식당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해결했다.
밤마다 상수리나무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박씨는 “개인적으로는 나무에게 더 이상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박씨는 도로개설, 녹지보전방법 등 구체적인 세부안이 타결되는 것을 좀 더 지켜본 뒤 나무에서 내려올 생각이다.
<용인〓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