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통신시장 ‘3强 재편’ 제대로 될까

  • 입력 2001년 5월 14일 18시 37분


통신시장 재편을 위한 정보통신부의 ‘비대칭 규제’ 카드가 점차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양승택(梁承澤)정통부 장관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직접 발표한 11일에는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주말을 넘기고 14일 장이 다시 열리면서 점차 수혜기업과 피해기업간 희비가 확연해지는 추세.

11일만 해도 수혜주인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의 주가는 각각 1.29%와 3.49% 상승하는 데 그쳤고 악재를 만난 SK텔레콤이 오히려 2.31% 올라 비대칭 규제 방안의 실효성이 반쯤 의심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14일엔 SK텔레콤이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1.36% 하락했으며 한국통신 주가도 1200원(1.96%) 빠졌다. 반면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으며 데이콤도 5.50% 상승했다.

▽어떤 규제가 가능한가〓무선과 유선 부문에서 각각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균형있는 시장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 정통부측 시각. 이에 따라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과 한국통신 및 SK텔레콤에 맞서는 제3의 유무선 종합통신사업자 육성할 계획이다.

예상가능한 비대칭 규제 방법은 ①선발업체의 시장점유율 제한을 비롯해 ②접속료 차등 ③동기 사업자에 대한 출연금 대폭 삭감 ④단말기 보조금 차등 ⑤동기사업자에 주파수 선택 우선권 부여 ⑥비동기 사업자에 한해 듀얼모드(동기-비동기 겸용)단말기 의무화 등이 점쳐지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양종인 수석연구원은 “이 가운데 ① ② ③ 순으로 선발업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강하며 ③의 시행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중장기 전망은 모두에게 악재〓원칙적 선언만 있었을 뿐 비대칭 규제 카드의 실체는 아직껏 드러나지 않았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단기 투자전망은 SK텔레콤과 한국통신에는 악재로,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에는 호재로 작용한다는 게 통신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원은“후발업체에 살 길을 열어준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선발-후발업체 모두의 수익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후발업체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는다고는 하지만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가격 덤핑에 나섬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는 한편, 선발업체는 지금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후발업체에 내줘야 하기 때문. 또한 선점업체가 후발업체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정책을 펼친다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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