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임지훈, 7년만에 새음반으로 컴백

  • 입력 2001년 5월 14일 19시 05분


‘사랑의 썰물’의 가수 임지훈(42·사진). 그의 노래를 듣다보면 까닭모를 슬픔이 울컥 솟는다.

소설가 이외수는 그에 대해 ‘언제쯤 그 망할 놈의 슬픔과 외로움과 그리움과 방랑을 끝낼 수 있을까’라고 말했고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탁성을 아름답게 들리게 한 가수”라고 평가했다.

그 임지훈이 최근 ‘꿈이어도 사랑할래요’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새음반 ‘Beautiful Things’(6집)를 냈다. 96년 ‘포크록’을 냈으나 곧 사장됐으므로 94년 4집 이후 7여년만에 신곡을 선보이는 셈이다.

“망할 놈의 가수라는 게 신곡을 안내니까 삶의 기운이 썰물처럼 빠지더라구요. 2년간 미사리에서 번 돈을 털어 넣었어요.”

선한 눈매의 그는 ‘망할 놈’을 세게 발음했다. 반평생 넘게 그를 가둬 놓은 노래의 감옥이 차라리 편안한 모양이다. 그는 음반 재킷에 ‘먼길을 떠나 헤메이다 고향집을 찾아 돌아온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타이틀곡 ‘꿈이어도…’는 탁성을 부각시키지 않고 편하게 노래한 편. 탁성이 예전보다 덜하지만 목소리에 배인 슬픔과 공허함은 여전하다. 트레이드 마크인 하모니카를 배제한 것도 변화의 한 대목.

새 음반은 호주 벨벳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 벨벳 스튜디오는 ‘에어 서플라이’ ‘새비지 가든’ 등 세계적인 가수들이 녹음을 했던 곳이다.

임지훈은 요즘 라디오 순례와 TV 출연으로 정신없다. 그는 “데뷔 때의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입이 바싹 마를 정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음반에 대한 반응은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고정 팬들의 메일로 확인할 수 있다. 요즘 음반 시장의 위축이 큰 악재이긴 해도 그의 노래는 내면의 서정을 담아내려는 가수의 혼이 엿보인다고 팬들이 갈채를 보내고 있는 것. 임지훈은 6월말부터 전국 순회 공연에 들어간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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