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골프도 '콩글리시' 조심"

  • 입력 2001년 5월 15일 18시 18분


사업상 외국인들과 골프를 칠 때 ‘비즈니스영어’는 유창해도 ‘골프영어’를 잘 몰라 답답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평상시 사용하던 ‘콩글리시’를 구사했다가는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싱글(single)’과 ‘핸디(handi)’라는 단어. 영어에는 자신있었던 A씨(45·사업)는 미국인 바이어와 골프를 치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돼 고생한 적이 있다.

‘당신은 골프실력이 어느 정도입니까. 싱글 핸디캐퍼인가요’라는 의미로 한 영어가 ‘What is your handi. Are you single’이었기 때문.

그 바이어는 대답을 못한채 고개만 갸우뚱했다. 자신이 자녀가 셋이나 되는 기혼자인 것을 이미 알고 있는 A씨가 ‘미혼(single)이냐’는 엉뚱한 질문을 했기 때문.

A씨는‘Whatdoyoushoot.Areyou a single-digit handicapper?’라고 했어야 했다.

일본식 영어가 많은 한국에서는 흔히 ‘handi’로 줄여 말하지만 영어로는 반드시 ‘My handicap is 7.’ 또는 ‘I am an 7 handicapper.’로 말해야 한다.

또 직역을 해서는 그 의미를 모르는 골프용어가 많다. ‘Fore’의 일반적인 뜻은 ‘앞의, 전방의’지만 골프에서는 위험한 상황을 알리는 경고말로 ‘공이 그쪽으로 날아가니 조심하라’는 뜻. 본보 12일자 A18면의 ‘우즈 위풍당당’기사중 ‘티샷후 우즈는 볼을 향해 “앞으로”라고 외친’에서 “앞으로”는 바로 ‘Fore’를 잘못 해석한 것. 골프에 해박한 독자로 보이는 백롱민씨가 이 사실을 지적해 줬다.

한편 골프용어에서 ‘19th hole’은 골프장에 있는 ‘간이 식당’을 말한다. 미국인과의 대화중 ‘19th hole’을 한국의 골퍼들사이에 흔히 통용되는 의미인 ‘성(性)적인 뒤풀이’로 해석하거나 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일.

또하나는‘창녀’를 뜻하는 ‘hooker’. 그런데 이 단어는 골프속어로 ‘hook(왼쪽으로 휘어지는 공)을 치는 골퍼’를 말한다. 그러니 만일 어떤 여성이 ‘I am a hooker’로 말했다면 상황에 따라 잘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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