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서울시 10대시범사업 1분기평가…대기·주차난 심각

  • 입력 2001년 5월 15일 18시 46분


“요즘 공기가 더 탁해진 것 같아요. 바깥에 오래 나가 있기가 겁이 나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사는 주부 최선숙씨(37)는 요즘 서울 대기가 더 나빠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차량들이 뿜어내는 매연 때문.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의 자체 평가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올해 평가대상 328개 사업중 시범적으로 10개 사업에 대해 분기별 성과 목표를 정해 1·4분기(1∼3월) 실적을 평가한 결과 ‘대기질 개선’과

‘주차시설 확충 및 운영 개선’이 당초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대기는 어떤가〓대기중 이산화질소(NO2)는 지난해 1, 2, 3월의 0.035ppm, 0.034ppm, 0.039ppm에서 올해 같은 기간 0.041ppm, 0.047ppm, 0.044ppm 등으로 각각 늘었다. 급증하는 자동차에서 내뿜는 매연이 주 오염원이라는 게 서울시의 분석. 실제로 서울시에 등록된 차량 대수는 99년 229만8000대(전년 대비 4.5% 증가)에서 지난해에는 244만1000대로 전년대비 6.2% 늘었다.

황사가 장기화하면서 대기중 먼지농도(PM-10)도 지난해 1, 2, 3월의 ㎥당 57㎍, 63㎍, 80㎍에서 올해 각각 70㎍, 79㎍, 105㎍ 등으로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27% 정도 오염도가 심해진 셈이다.

반면 대기중 오존 및 아황산가스의 오염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조금씩 나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심한 일교차에 의한 짙은 안개로 대기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이산화질소 및 먼지의 오염도가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천연가스 시내버스의 보급률이 예상 목표치의 77%에 그친 점도 한 원인으로 거론됐다.

▽주차장 확충은 잘 되나〓우선 ‘내집 주차장 갖기 사업’의 실적이 저조했다. 목표한 주차대수(300면)중 258면을 확보하는데그쳐 성과율이 86%에 불과했다.

주택가 인근 학교안에 주차장을 설치, 주민들이 활용하려는 방안도 학교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학교와 교육청 당국의 강한반발에부닥쳐큰성과를못거뒀다. 서울시 관계자는 “학교 당국이 주차장 설치에는 동의하면서도 반대급부로 돈이 많이 드는 복지시설을 요구해 사업이 부진한 상태”라고 말했다.

▽대책은 없나〓서울시는 대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자동차 배출가스 단속 강화 △천연가스 공급가격과 부품가격 인하 건의 등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공공용지를 활용한 주차장 건설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교주차장 이용을 유료화하고 △주차장 운영 수익금을 학교측의 아동복지기금으로 활용토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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