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포플러 솜털 알레르기와 무관

  • 입력 2001년 5월 16일 18시 29분


해마다 4∼5월이면 포플러가 눈처럼 하얗게 솜털을 날려 꽃가루 알레르기 공포를 일으킨다. 올 봄에도 도시에서는 불청객인 포플러 솜털이 길거리를 뒤덮어 시민들이 물 청소를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러나 포플러의 솜털은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 산림청 임업연구원 구영본 연구관은 “봄철에 포플러가 날리는 솜털에는 알레르기 항원성이 없다”고 말한다. 구 연구관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수술이나 수나무에서 발생한다”며 “그러나 포플러의 종자솜털은 암나무가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꽃가루가 전혀 없고 씨앗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봄철의 꽃가루 알레르기는 포플러보다는 아카시아, 오리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느릅나무가 일으킨다. 특히 가을에 날리는 쑥, 돼지풀, 환삼덩굴 등 잡초의 꽃가루는 알레르기 항원성이 매우 강해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대부분의 나무는 한 그루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다. 하지만 포플러는 은행나무처럼 암수가 각각 다른 나무이다. 수정 뒤 포플러 암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종자솜털은 바람에 날려다니다가 습기가 있는 곳에 앉으면 발아해 새싹으로 자라게 된다. 종자솜털은 자손을 멀리까지 퍼뜨리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포플러는 암나무 수나무 모두 골치거리이다. 암나무는 봄철에 거리에 솜털을 날려 불쾌감을 일으키고, 수나무는 수술을 떨어뜨려 길바닥을 지저분하게 한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제외하면, 포플러는 빨리 자라고 넓은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도시의 가로수로 적당하다.

이런 이유로 산림청 구 연구관은 최근 ‘솜털없는 포플러’를 만들었다. 그는 경상북도에서 6년 동안 꽃을 피우지 않은 ‘불임 포플러’를 찾아내 뿌리에서 나오는 새순을 잘라 심는 대량 증식법을 개발했다. 그는 이 불임 포플러의 뿌리에서 나오는 새순을 잘라서 토양에 심는 대량 증식법을 개발해 보급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가로수로 솜털없는 불임 포플러를 심을지, 포플러 대신 다른 나무를 심을지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시민과 함께 결정할 문제이다.<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신동호기자>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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