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日 총리-외상 인기 상한가에 기죽은 야당

  • 입력 2001년 5월 16일 18시 33분


고이즈미(왼쪽) 다나카
고이즈미(왼쪽) 다나카
‘남의 행복은 나의 불행?’

인기 절정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 때문에 일본 야당들이 절절매고 있다. 총리나 외상을 공격하면 곧바로 항의전화와 메일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제1야당 민주당의 대표적 논객인 간 나오토(菅直人) 간사장은 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상대로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와 집단적 자위권 문제 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 광경은 공영방송인 NHK TV를 통해 전국으로 중계됐다.

그러자 간 간사장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100통 이상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90%가 항의전화였다. 대부분 흥분해서 “왜 괴롭히느냐”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은 하지 말라”고 항의하는 전화였다.

민주당의 아카마쓰 히로다카(赤松廣隆) 국회대책위원장(원내총무)과 자유당 다쓰조 다쿠야(達增拓也) 의원이 15일 다나카 외상의 자질을 문제삼자 같은 현상이 빚어졌다. 사무실 직원들은 “외무성 직원을 혼내주고 있는데 왜 외상을 공격하느냐”는 비난전화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와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 시절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어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던 연립파트너 공명당도 기운이 빠졌다.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참배, 집단적 자위권 추진, 헌법개정 등 공명당의 노선에 배치되는 정책을 아무렇지도 않게 공언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그의 인기에 눌려 아무런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출범 당시 80%대였던 고이즈미 내각의 지지율은 최근 한 TV조사에서 91%까지 올라갔다. 이 때문에 이는 ‘인기’가 아니라 ‘사회현상’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제 (지지율이)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하면서도 ‘국민은 내편’이라는 자신감 때문인지 마음에 들지 않는 야당측의 질의에는 한치도 물러나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도 종종 눈에 띄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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