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도 실적투자 시대 오나

  • 입력 2001년 5월 17일 18시 14분


실적에 근거한‘펀더멘털 투자’가 국내증시에서도 서서히 정착해나갈 조짐이다.

작년부터 상장 및 등록기업들의 분기별 영업실적 보고가 의무화된데 이어 증권사들이 조만간 분기실적 전망치 발표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펀더멘털투자가 정착하기 전까지는 실적 항목중 영업이익에 주목해 투자종목을 선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증권사의 분기별 실적전망치 나온다〓LG투자증권 김주형상무는 “이달부터 거래소와 코스닥의 350여개 주요기업에 2·4분기 실적전망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최용구 기업분석1팀장은 “올해중 향후 2년치의 연간 실적 전망과 함께 향후 1년치의 분기별 실적 전망을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정태욱이사는 “3·4분기부터는 분기전망치를 공표할 수 있도록 수익추정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다른 증권사들도 분기별 실적전망치를 내기 위한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삼성증권이 유일하게 올 1·4분기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증시에서는 주가가 우리처럼 실적의 절대규모나 증가율이 아니라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와 실제 기업실적 간의 차이에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주가가 과거의 실적은 물론 미래 실적 전망을 즉각 반영하게 된다. 삼성증권 이남우상무는 “애널리스트가 전망치를 내고 확정된 전 분기 실적을 토대로 다음 분기실적을 다시 예측하는 관행이 정착하면 주가를 실적이 좌우하게 되고 기업 경영도 투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을 활용한 투자요령〓현재로선 실적이 많이 오른 종목을 잡는 것이 대수다. 전문가들은 공식발표 이전에 개별기업별 실적전망이 공개되면서 단기적인 주가반영은 충분히 이뤄졌다고 본다. 남은 것은 ‘이삭줍기’. 현대증권 오성진수석연구원은 “상당수 실적호전주들은 3월중순부터 주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실적은 좋은데 아직도 주가가 잠잠한 종목을 찾는 게 요령”이라고 말했다.

장기투자자가 염두에 둬야 할 실적항목으론 영업이익이 꼽힌다. 대우증권 이영원연구위원은 “당기순이익에서 특별손익을 제외한 영업이익이 좋은지를 살펴보고, 좋아졌다면 영업환경이 얼마나 호전됐는지, 이런 환경이 지속 가능한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1·4분기는 기업수익이 사상최고치였으므로 전년동기 대비와 아울러 전분기 대비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이사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차이가 날 경우 그 이유가 불가항력적인 것인지 아닌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용·이완배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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