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올 들어 5번째의 금리 인하를 발표한 직후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주식시장이 바로 다음날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날 월가의 분위기는 결국 그린스펀에 대항해서 이기기는 어렵다는 격언을 되살리는 깨달음의 목소리였다. 세계 증시에서 특히 금리에 민감한 것이 미국증시다. 이런 주식시장에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5차례나 실시하고 또 계속해서 경기 회복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결의를 다졌는데 이를 무시할 강심장의 투자자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순식간에 매도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가볍게 상승을 기록했다. 전통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실로 오랜만에 11,000선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다우지수의 경우 11,000선은 넘어설 수 없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단기간이지만 11,000선을 넘어선 경험이 지난 99년 이후 7,8차례에 이르지만 결국은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던 경험이 있어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금리 인하야말로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그리고 기업실적을 동시에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란 점에 투자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금리 인하를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인 물가 불안심리도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추가 금리 인하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 주가 반등에 도움을 주었다.
시기상으로 이번 금리 인하가 주식시장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 무리한 기대만은 아니다.
지난 1, 2, 3차 금리 인하 이후엔 주식시장이 다시 하락하고 말았지만 4차 금리 인하 이후 지금까지는 그때 이상의 지수를 보여주고 있고 따라서 5차 금리 인하가 이러한 시기와 맞물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