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는 지난 3월 자신은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이른바 ‘킹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대망론은 그 자신 말을 바꾸는 대신 당에서 대선출마를 종용해 이를 수락하는 형식으로 3월발언을 거두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그가 대망론과 별도로 내각제 개헌을 들고 나온 것도 전형적 양다리걸치기 정략이란 비판이 없지 않다.
정당의 간판격 정치인이 궁극적으로 국정최고 책임을 맡아보겠다며 나서는 것 자체를 탓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JP의 경우도 이런 원론에 부합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61년 군사쿠데타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지 40년 동안 보인 행태는 차치하더라도 최근의 언행만으로도 쉽게 ‘국민의 여망’ 운운하며 대선에 나설 수 있는지 의문이다.
첫째, 시대상황이 그걸 용납하겠는가. 김대중 대통령 시대를 끝으로 이른바 3김식 정치는 끝내야 한다는 것이 국민 일반의 바람이다. 이걸 거스르면서 개인 욕심에 치우쳐 국정최고책임을 맡아보겠다고 나선다면 그의 정치가 민의와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은 불문가지다.
다음, 그의 말바꾸기 행태다. JP와 자민련은 지난 총선 때 다시는 현 집권세력과 손잡지 않겠다며 국민 앞에 야당선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총선결과가 나오기 무섭게 다시 공동여당의 우산 속으로 들어갔다. 정치적 약속을 이렇게 식은 죽 먹듯 찬다면 국민이 어떻게 그런 세력에 믿음을 주겠는가.
뿐만아니라 JP는 내각제문제도 DJP 회동에서 용도폐기시켰다가 이번에 또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킹 메이커’에서 ‘JP 대망론’으로 선회하고 있으니 정치를 온통 자기 입맛에만 맞게 끌고가겠다는 것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JP가 공동여당의 2인자로서 한 역할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는 최근 여3당 골프잔치로 국민 눈총을 받았으나 아랑곳없이 바로 필드에 나가는 등 민심과는 동떨어진 언행을 보였다. 경제회복 및 민생안정에 힘을 기울이기보다는 국민 뜻과 다른 ‘대망론’ 같은 것을 자체 생산해내는 것은 정도정치가 아니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