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은 정말 어수선한 하루였다.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고 근처 우체통에 편지를 넣은 다음 한 블록쯤 떨어진 사무실로 달려갔다. 사무실에 막 도착한 낸시는 핸드백을 여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쳤다고 생각한 편지는 그대로 있고 현금 200 달러를 넣은 다른 봉투가 사라진 것이었다. 편지 대신 현금 봉투를 우체통에 넣은 것을 깨달은 낸시는 한숨에 우체통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낸시는 어쩔 줄을 몰라 서성이다가 우체통 자물쇠 옆에 주소와 사연을 간단히 적은 쪽지를 붙여 놓고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집 초인종 소리에 현관으로 달려간 낸시는 봉투를 들고 미소짓고 있는 우체부에게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타임스 스퀘어 근처에서의 일이다. 수수하게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다가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경찰관 좀 찾아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왜 그러느냐”는 내 질문에 대꾸도 않은 그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급한 일이면 119에 전화를 하세요”라는 내 충고에 “동전이 없거든요”라고 답했다. 나는 주머니를 뒤져 잡히는 대로 건네주었다. 그러자 그는 “감사하다”고 말하고는 저쪽으로 사라졌다. 수상쩍어 잠시 지켜보니 그는 다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같은 수작을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119전화는 동전이 필요없다는 생각이 난 것도 그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