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이유 없이 죽거나 죽이거나<3000마일>

  • 입력 2001년 5월 17일 18시 43분


감옥에서 막 출소한 마이클(커트 러셀)은 옛 동료인 머피(케빈 코스트너) 일당과 함께 엘비스 프레슬리 모창 대회가 열리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를 턴다.

머피는 320만달러를 독차지하기 위해 동료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마이클은 모텔 여주인 시빌(커트니 콕스)과 그 좀도둑 아들의 도움으로 320만달러를 빼돌려서 달아난다. 머피의 집요한 추적이 시작되고 마이클은 시빌 모자와 돈을 모두 건지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커트 러셀, 케빈 코스트너 등을 내세운 ‘3000마일’은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내용이 기대에 못미치는 액션영화다.

다른 영화에서 언제나 흰색이나 푸른 빛깔의 옷만 입던 케빈 코스트너와 커트 러셀은 검정색 가죽옷 차림의 불한당들로 변신한다. 특히 케빈 코스트너는 악역을 하고 싶어 몸이 달아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몸에 안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다.

선글라스 뒤에서 폼을 잡고 마구잡이로 총질을 해대는 그들의 이미지에는 폭력의 배설행위말고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다. 여러 에피소드에서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하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다채로운 이미지 조차 내재적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채 나열될 뿐이다. 이 때문에 극 전반부에 일찌감치 죽어버리는 크리스천 슬레이터의 배역선택이 가장 탁월해 보인다. 19일 개봉. 18세이상 관람가.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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