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原典)연주의 카라얀’으로 불리는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와 그의 악단인 ‘고(古)음악 아카데미’(Academy of Ancient Music)가 첫 내한연주를 갖는다. 모차르트의 ‘3대 교향곡’으로 불리는 39번, 40번, 41번 ‘쥬피터’를 연속 연주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6월7일 오후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원전연주인 만큼 당연히 강철현 대신 양장현(羊腸絃·gut)을 건 현악기, 누름쇠(키)가 없이 손가락으로 직접 구멍을 막는 목관악기, 구경이 작고 느슨한 소리를 내는 팀파니 등으로 연주한다.
호그우드는 영국 캠브리지대를 졸업한 후 원전연주운동의 선구자 격인 서스턴 다트, 레이먼드 레퍼드 등을 사사하고 하프시코드 연주자, 음악학자, 방송인으로 활동하다 1973년 ‘고음악 악카데미’를 창립했다.
이 악단은 유명 음반사 데카 산하의 ‘르와조 리르’레이블에 전속돼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교향곡 전집 등 수많은 음반을 쏟아놓으며 ‘원전연주’ 혹은 ‘정격(正格)연주’ 대중화의 첨병 역할을 했다.
호그우드가 지휘하는 ‘고음악 아카데미’의 연주는 다른 원전 연주자에 비해 잘 다듬어진 유려한 합주력이 특징. 고악기 특유의 다듬어지지 않은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지휘자 니컬러스 아르농쿠르나, 악기군(群) 사이 음량의 불균형도 용인하는 로저 노링턴, 톤 쿠프만의 경향과 분명 다르다. 그가 지어내는 소리의 건축물은 예스럽지만 묵은 때를 다 벗겨낸 듯 밝게 빛난다.
지휘자 트레버 피노크나 라인하르트 괴벨과도 비슷하지만 합주 음량의 균형과 프레이징(분절·分節)의 매끈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의 ‘옛악기’ 연주는 때로 ‘현대악기’ 연주보다 훨씬 현대적으로 들린다. ‘고음악 아카데미’ 홈페이지 http://www.aam.co.uk에서 이들의 전모를 알 수 있다. 3만∼7만원. 02-580-1300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