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제의 해법이 정부의 개혁의지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조기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책 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혁의지 후퇴와 이에따른 대외이미지 하락을 질타하는 목소리보다는 향후 현대 처리가 일정대로 이뤄질 지와 이를 통해 현대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잠재울 수 있을 지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엥도수에즈WI카증권 이옥성서울지점장은 현대문제의 처리방식으로 보아 정부가 애초에 이야기해오던 개혁이나 구조조정은 이미 후퇴한 것으로 봐야한다 며 외국인들은 현대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을 전제로 투자하고 있어 이미 악재는 모두 반영된 상태 라고 말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지는 17일자 기사에서 현대처리 등을 예로 들며 성공적인 개혁을 해왔던 김대중정부는 임기를 얼마 남기지않고 (개혁에) 힘에 부치는 듯하다 고 지적했다.
이찬근 UBS워버그 한국대표는 해외언론에서는 비판적으로 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 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계 증권사의 대표는 외국인투자자들은 구조조정을 마무리 못한 것에 실망하면서도 현대건설의 출자전환과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의 부채전환 등에 대해서는 반기는 등 엇갈린 반응 이라고 전했다.
오히려 이들의 관심은 현대 해법이 제대로 이뤄질 지에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에셋 운용본부장인 니콜슨 사이먼씨는 하이닉스반도체가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1억5000만달러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를 과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수할지 의문시된다 며 또 하이닉스가 기술개발(R&D)비용을 줄이면서 기술투자측면에서 얼마나 손실을 입게될 지도 관심 이라고 말했다.
UBS워버그의 이승훈이사는 하이닉스의 중요성을 감안해 출자전환이 필요하다면 빨리 결정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출자전환으로 가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고 지적했다.
이옥성지점장은 반도체 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이며 하이닉스는 현대그룹과 완전히 분사를 해서 매각하는 게 옳은 방향 이라며 하이닉스의 외자유치가 이뤄진다면 증시에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경민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최근 외국인이 주식을 사는 것은 펀더멘탈이 좋아진다거나 구조조정이 잘 이뤄지기 때문이 아니다 며 (현대해법 처럼)한국정부가 무리해서라도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메릴린치 관계자도 부실기업 정리가 미흡하게 평가되는등 한국의 투자기준이 모호해지면서 외국인들도 점차 단기투자에 나서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고 말했다.<박정훈 이완배기자>
<박정훈 이완배기자>@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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