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FM의 김혜선 PD는 ‘음반 만드는 PD’다. 바쁜 방송활동 틈틈이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소품을 배열한 편집음반을 기획, 1998년 여름부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서정을 음반 한 장씩에 담은 ‘사계절 시리즈’를 내놓았다.
그가 새 ‘작품’을 선보였다. 신나라 레코드가 발매한 ‘당신의 밤과 음악’. KBS 1FM이 밤10시부터 방송하는 프로그램과 같은 제목.
첫 트랙도 같은 프로그램의 시그널 뮤직인 빌 더글러스의 ‘찬가(Hymn)’로 골랐다. 그 밖에 아일랜드 민요 ‘내 사랑은 붉은 장미와 같아’, 앙드레 가뇽의 ‘아리아’ 등이 때로 온화하고, 때로 고적한 흐름으로 밤의 평안을 노래한다.
“청취자들을 자주 접하고, 엽서도 받고 하다 보니까 오늘날 특히 30대를 위한 음악이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어요. 편안한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뉴에이지 음악들을 모은 이 음반이 각자의 마음에 맞는 ‘음악탐험’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음반의 ‘흐름’을 잡기 위해 그는 밤중에 승용차를 몰고 바닷가에 나가 트랙의 순서를 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밤 느낀 안락과 평화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그는 자신있는 미소를 지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