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야간에는 물론 당정간에도 경제문제를 놓고 갈등과 마찰이 계속되어 왔음을 고려할 때 이번 토론회가 6개항의 구체적 합의문을 내놓은 것은 성과라고 하겠다. 특히 상시적 구조조정을 뒷받침할 기업구조조정특별법을 여야가 공동발의하고 국가채무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재정3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여야가 당리당략을 극복한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시장경제의 창달을 위해 기업활동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행정규제를 완화’키로 한 것도 그동안 재계에서 우려해 온 정부 경제정책의 반자본주의적 성향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일각의 경직되고 억압적인 기업규제 정책과 자세가 이번 합의를 통해 제자리를 찾아가기 바란다.
우리는 이제 정부와 여야간에 합의한 구체적 ‘활동계획서’를 해당 책임기관들이 조속히 실천에 옮길 것을 촉구한다. 한나라당은 발표 후 상당부분 불만이 남아 있음을 표시했지만 일단 합의한 내용에 대해서는 추진에 적극 협조하고 남은 문제는 추가 논의과정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모임의 정례화가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있다.
우선 국회의 기능이 바로 여야간에 그런 토론과정을 거쳐 건설적 정책을 제시하는 것인데 왜 의사당을 놔둔 채 ‘천안’까지 가서 합숙을 해야만 대화가 가능하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 많은 인력과 물자의 지원을 받으면서 열리는 국회가 말꼬투리잡기와 멱살잡이 싸움을 끝내고 본연의 활동에 충실한다면 합숙토론회의 필요성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특히 정치행사를 앞둔 여야가 이런 모임을 통해 경제논리를 왜곡시키는 정책의 집행을 경제부처에 강요하는 수단으로 토론회가 변질될 가능성도 경계되어야 한다. 경제부처의 고유한 정책집행 기능이 여야 모두로부터 존중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경제난국 극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합숙토론이 경제를 회복시키고 개혁을 촉진하는데 정부와 정치권 모두에게 새로운 각오로 함께 진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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