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국가혁신위 자문위원 영입 대상으로 거명된 국립대학 또는 국책연구소 관계자들에 대한 정부의 감찰 의혹 문제를 거론하며 ‘전제군주적인 발상에서 나온 야당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청와대와 민주당은 “당연한 감찰”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반발▼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국민은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데 야당 자문조차 문제삼는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며 당원도 아니고 공식 기구 위원도 아니고, 그저 자문을 구하겠다는 것뿐인데 이들에 대해 내사니 감찰이니 하는 것은 군사독재 때도 없었던 일”이라고 흥분했다.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국가혁신위가 반국가단체도 아닌데 여기에 자문하는 교수들을 내사하겠다는 것은 교수들 겁주기용”이라고 비난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서울대 한상진(韓相震) 교수가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음을 지적하며 “국립대 교수의 여당 자문은 괜찮고 야당 자문은 안된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감찰 활동을 ‘4·26 재보선을 전후해 한나라당 지지도가 상승 추세를 보이는 데 따라 여론 주도층이 한나라당 쪽으로 쏠리는 기류를 사전 봉쇄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정부여당 반박▼
청와대측은 야당의 공세에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일상적인 직무기강 점검인데도 야당이 탄압 운운하는 데 놀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감찰활동을 두둔하고 나섰다. 정세균(丁世均) 기조위원장은 “공무원의 정치활동에 대한 감찰은 당연한 것”이라며 “야당이 공직감찰을 하지 말라는 것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허용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도 “여야를 떠나서 공무원이 특정정당의 대선용 사조직에 가입해 활동하는 것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공무원법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사회의 소금과 등불이 돼야 할 공무원 신분의 국책기관 연구원과 국립대교수들마저 정치에 끌어들여 오염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철·송인수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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