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세계는 금융혁명중-8]경영까지 직접챙겨 이익 극대화

  • 입력 2001년 5월 20일 18시 59분


"당신의 성공이 우리의 기쁨입니다(Your Success is our reward). … 가치 쌓기, 가치 늘리기(Building Value; Unlocking Value)."

UBS워버그증권 계열회사로 프라이빗 에퀴티(PE; Private Equity)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UBS캐피탈의 광고문은 이렇게 되어있다. 흔히 윈윈게임(Win-Win Game) 으로 불리우는 PE투자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PE투자가 성공하면 투자대상기업이 발전하고 임직원들도 보상받는다. 경영자는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서 목돈을 챙기고 투자자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당곡유(鄧國耀) 사장)는 설명이다.

PE투자는 통상 연30∼40%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예외적인 경우이기는 하나 미국의 베인&컴퍼니의 PE펀드 수익률은 80년부터 99년까지 20년동안 4500%나 됐다. 같은기간 S&P500지수 상승률(1500%)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

PE투자는 높은 수익률로 인해 80년대 이후 미국과 유럽 및 홍콩등에서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돼 98년에는 548억달러나 PE투자에 동원됐다. 시스코등 신경제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도 바로 PE투자자금을 받아 성장해왔다.

▼글 싣는 순서▼
1. 고객이 원하는 대로
2. 텔러(teller)에서 어드바이저(adviser)로
3. '무소불위의 화폐' 신용 카드
4. 종신보험 "인생을 설계해드립니다"
5. '클릭클릭'…왜 은행까지 가나요?
6. 재 테크의 만병통치약, 랩어카운트
7. 간접투자의 해결사, 뮤추얼 펀드
8. '큰손만 오세요, 부티크펀드
9. 세계증시의 통합바람
10. 우리에게도 경쟁력은 있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PE투자를 하기 위해 모집된 펀드는 87억달러에 이른다. 미국과 유럽등 전세계를 합할 경우 7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입즈는 지난 4월24일자에서 1000억달러(약130조원)의 PE투자자금이 전세계 통신업체에 투자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고 보도할 정도다.

PE투자는 경영권을 인수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고 투자기간도 길다는 특징을 갖는다. 주요 투자자들이 큰손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 아시아테크벤처의 한손 췌(Hanson Cheah) 사장은 PE투자 자금은 주로 부유한 중국인 큰손(wealthy chinese family)과 싱가포르 홍콩 대만 정부 및 썬마이크로시스템즈나 NTT도코모같은 기술동업자(technology corporation)로부터 조달한다 고 밝힌다. 투자기간은 가장 짧은 것이 3년이며 보통은 7∼10년은 걸린다. 또 경우에 따라선 50년이상 주요 주주로 남는 경우도 있다. 스웨덴계의 인베스터AB(Investor AB)사의 존 현 이사는 에릭슨 ABB등 15개 기업은 80년간이나 주주로 남아있다 고 설명한다.

PE투자는 다섯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PE투자 전문가들이 큰손들을 대상으로 PE펀드를 모집하는 단계. JP모건이나 UBS워버그처럼 펀드를 모집하지 않고 자체자금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둘째, 투자대상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M&A(인수합병)하는 단계다.셋째 투자기간중에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가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단계이며 네 번째는 IPO나 매각등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한다. 마지막으로 이익을 분배하게 된다.

이익은 돈을 댄 투자자와 PE투자를 한 PE투자회사 사이에 일정한 규칙에 따라 이뤄진다. 통상 연복리로 9%까지의 수익은 모두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이를 초과한 수익률 20%까지는 투자자 20%, 투자회사 80%의 비율로 배분한다. 20%를 넘는 수익에 대해선 투자자 80%, 투자회사 20%의 비율로 나눈다. 예를들어 수익률이 100%라면 대략 투자자에게 73%, 투자회사에게 23%의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PE투자의 대상은 크게 4가지로 나뉘어진다. 정보통신등 신기술분야와 구조조정 및 전통산업, 그리고 부동산이다. 펀드 성격에 따라 투자대상이 나뉘어지나 대부분 신기술분야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모집된 87억달러중 60%는 신기술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며 구조조정은 22%, 전통산업은 18%였다. 다만 UBA캐피탈은 전통산업에 70∼80%를 투자하고 신경제부문에는 20∼30%만 할당하고 있다. 네덜란드계의 로담코사는 부동산 투자에 전담하는 PE투자회사다. 현재 전세계에 10억달러 정도 투자하고 있다.

로담코아시아의 남선우(南宣祐·재홍콩교포) 이사는 현재 한국에 3000억원어치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앞으로 3000억원 더 투자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프리이비트 에퀴티: 미공개(Private) 주식(Equity)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자금을 대는 것은 물론 경영권도 인수해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인 뒤 주식시장에 공개(IPO)시키거나 다른 기업에 매각, 높은 수익을 올리는 새로운 투자기법의 하나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큰손 들만을 대상으로 한 사설펀드라는 점에서 한국의 부티크 펀드 와 비슷하다. 그러나 투자대상기업의 구조조정에까지 손을 대는 등 경영에 매우 깊숙히 개입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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