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영화의 대대적인 인기몰이와 매스컴의 한결같은 찬사를 들으면서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가 본 바로는 이 영화는 사람의 마음에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영화가 아니었다.
너무도 거친 대사들이 여과없이 터져나오는 것을 들으면서 그곳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크나큰 모멸감으로 다가왔고, 폭력배들이 주인공 장동건을 날카로운 칼로 수십번을 찌르면서 죽이는 장면에 와서는 고개를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라는 것이 예술이라는 미명하에 건달 폭력배들의 잔인한 칼부림을 미화시키고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것인가. 이는 예술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마음을 잔인하고 포악하게 만드는 바이러스처럼 느껴졌다. 그렇게도 잔인하고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건달 폭력배들의 추한 이야기에 대해 어느 매스컴도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지도자라는 사람까지도 잘된 영화라는 어처구니없는 인기성 발언을 하는 데 급급했다.
사람의 마음을 순화시켜 주고 삶의 의미를 깊게 되새기게 하는 영화를 만들 수 없는 걸까.
주철희(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