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지난해 남성 71세, 여성 78세에서 2015년 각각 73세, 81세로 늘아날 전망이다. 그러나 뇌중풍 치매 당뇨병 등 성인병 또한 늘고 있어 ‘건강한 노년’을 위협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들은 성인병 대부분이 육류의 과다한 섭취와 관련이 있으며 노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채식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직 의료계에선 채식만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뇌활동을 왕성히 하는데 일정한 육류는 필수적이라는 것.
또 채식주의 반대론자들은 “맛있는 고기를 먹는 ‘식도락’을 앗아가는 스트레스가 채식의 장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거나 되찾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채식주의자들의 주장을 들어본다.
▽국내의 채식주의자〓인구의 1% 정도인 45만명으로 추산되며 그 중 약 45%는 건강을 위해서 채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상 또는 종교적 이유로 채식하는 사람도 있다. 또 동물애호단체, 환경보호단체 등의 회원으로 채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외국에 비해선 아직 적은 편. 세계적으로 채식 인구는 전체의 3% 정도이며 선진국에서는 부유층일수록 채식주의자가 많다. 전세계에서 채식주의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대만으로 약 30%가 ‘식물성’만 먹는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채식주의자가 늘고 있으며 최근엔 광우병, 구제역 파동 등의 영향으로 채식주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 강남구 포이동에서 채식전문식당을 운영하는 오모씨(41)는 “5년 전 식당 문을 열 땐 하루 고객이 100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300명 이상”이라며 “8개월 전에는 식당 옆에 채식전문 제과점까지 냈다”고 말했다. 제과점에선 계란을 넣지 않은 빵과 과자를 만드는데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는 것.
▽채식주의자들의 한마디〓서울위생병원은 환자 식단이 모두 ‘식물성’. 환자들이 처음에는 육류를 안준다고 퇴원했다가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점을 알고 재입원하는 경우도 많다. 이 병원 최건필원장은 “실제 육류를 섭취하고 2∼3시간 뒤 혈액을 채취해보면 채식한 경우보다 혈액 색깔이 많이 탁한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이는 혈액 속에 육류의 노폐물인 요산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의료원 신경외과 황성수과장(50)은 12년 동안 채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뇌혈관 질환으로 실려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육식을 하는 사람”이라면서 “이런 환자들을 많이 접하면서 자연히 채식주의자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채식만 한 뒤 처음에는 어지럽고 기운이 없곤 했지만 지금은 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안될 지경이다.
▽채식엔 필수영양소가 다 있나?〓채식주의자들이 애용하는 현미는 단백질 8%, 지방 6%, 탄수화물 86%로 구성돼 있다. 성인의 권장 비율은 각각 15, 20, 65% 정도.
현미에는 탄수화물이 많은데 우리 몸에서 남는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단백질은 콩에 듬뿍 들어있으므로 콩을 통해 보충하면 된다.
채식 반대론자들은 채식만 할 경우 육류에만 존재하는 비타민 B12가 없어 조혈기능이 떨어지며 빈혈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채식주의자들은 B12는 인체 내에서 만들어지며 문제는 장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생긴다고 주장한다.
한편 생선은 뇌신경세포를 만드는 EPA DHA 등의 불포화지방산이 듬뿍 들어있다는 점 때문에 영양학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채식주의자들은 곡식의 씨눈과 속껍질에 불포화지방산의 원료가 충분하고 인체에서 이를 합성하므로 굳이 생선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현미는 백미에 비해 각종 불포화지방산이 6배 정도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보통 사람의 경우 우유에 있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어릴적에는 풍부하지만 성인 중90%가 이 효소가 사라진다. 이 때문에 채식주의자들은 우유를 마시면 설사가 난다며 마시지 않는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주식은 잡곡+현미…채소는 날 것으로◇
채식은 곡식 채소 과일 해초 견과 두류 등의 다양한 식물성 식품으로 구성된 균형 잡힌 식사를 말한다.
주식은 잡곡 현미 통밀가루(밀가루껍질과 같이 있는 것)를 매끼 먹는다. 보통 한끼 식사로 잡곡과 현미는 각각 70% 10% 비율(20%는 콩)로 섞어서 210g(밥한공기)정도면 된다. 처음 먹는 사람의 경우 가능하면 오래 꼭꼭 씹어서 먹어야 소화가 잘 된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콩(특히 대두와 검은 콩)을 많이 먹는다. 현재 시판되는 베지버거나 베지미트라는 콩단백 식품. 어른의 경우 하루 단백질 요구량은 50∼70g이므로 콩으로는 한끼당 두 수저(30g), 두부로는 한끼당 100g(작은비누크기)정도 섭취하면 된다.
식품첨가물을 넣고 복잡한 공정을 거쳐서 가공한 식품은 삼간다. 녹색이 짙은 채소와 황색 채소를 날 것으로 싱겁게 많이 먹는다. 상추는 칼로리가 적기 때문에 많이 섭취해도 되는데 한끼당 100g 정도, 오이나 당근의 경우 반개 정도 먹으면 된다.
지방 섭취는 견과류(호두 땅콩 잣 아몬드 호박씨 해바라기씨 은행)로 한다. 보통 한끼당 10g 정도며 한 수저면 된다. 과일을 매일 매끼 또는 자주 먹는다. 사과 감 귤 바나나는 반개 정도, 딸기는 작은 것 15개 정도면 된다.
정제식품(백미 흰설탕 흰밀가루)은 먹지 않는다. 영양소가 아닌 기호품(커피 코코아 차)은 먹지 않는다.
짜고 맵고 자극성이 강한 것을 삼간다.
(도움말〓서울위생병원 박기환영양과장)
◇초보자 채식 입문 가이드◇
이름
사이트
특징
PC통신 하이텔 채식동호회
http://forum.hitel.net/club/vega/
98년11월 결성된 국내최초의 채식동호회
푸른생명 한국채식연합
http://www.vegetus.or.kr/
99년12월 결성된 국내최초 채식운동 단체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채식모임
http://www.veg.or.kr
2000년 6월 결성된 채식운동 단체
지구사랑 VEGA
http://www.vegetarian.pe.kr
인터넷 Daum 카페에 개설된 채식동호회
채식나라
http://www.veg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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