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외국인 지수선물 순매수, 대세상승 겨냥한 선취매인가

  • 입력 2001년 5월 21일 14시 48분


'대세상승을 확신한 선취매냐 아니면 일상적인 투기적 거래냐.'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주가지수선물(이하 지수선물)과 주가지수콜옵션(이하 콜옵션)을 순매수하고 있다. 또한 주가지수풋옵션(이하 풋옵션)도 순매도중이다.

2시 30분현재 이들은 지수선물을 4800계약, 콜옵션을 9400계약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풋옵션은 1만 1000계약을 순매도중이다. 모두 주가지수가 상승할 경우 이득을 올리는 매매형태다.

외국인들의 이같은 순매수 동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의 상승을 낙관한다는 견해다.

이들은 19일 발표된 MSCI 신흥시장 지수내에서 한국증시의 편입비중확대와 경기바닥권 탈출이란 호재를 근거로 주가상승을 낙관하는 외국인이 선취매에 나섰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반면 지수선물시장의 외국인들은 현물시장과 달리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파생상품시장의 외국인들은 시장의 대세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시세를 노리는 세력이 다수이기 때문에 '시장상승을 낙관한다'고 성급한 결론을 도출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파생상품 전문기관인 웰스랩의 김선우 대표는 전자의 입장을 지지한다.

김대표는 "국내증시에 대한 상승가능성을 염두에 둔 외국인들이 선취매하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증시가 전고점(627.45포인트)를 기록한후 착실히 바닥권을 다져왔고 4월이후 국내경제가 바닥권을 벗어나고 있다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어

하락폭보다는 추가상승 여력이 크다는 입장을 밝힌다.

이같은 견해에 동조하는 외국인들이 MSCI 지수 개편을 계기로 공격적으로 국내증시를 선취매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대표는 향후 주도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전체에 투자하는 차원에서 지수선물과 콜(풋)옵션을 매수(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개별종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지수가 상승만큼 이득을 제공한다.

양봉진 마이애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도 이같은 해석에 동의한다.

양팀장은 "반도체 정보통신 등이 주도주로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부족하고 자동차 철강 등 경기관련주들은 단기급등했기 때문에 추가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워 시장전체를 매수하는 것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들어 현물시장에서 4조 800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들이 지수선물과 콜옵션까지 순매수할 경우 국내증시는 한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늘 국내증시의 상승도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지수선물 순매수에 힘입었다고 인정했다.

반면 지수선물 시장의 외국인 매매동향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지난 17일 지수선물을 3100계약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이 하루후인 18일에는 2700계약을 순매도하는 등 일정한 매매패턴을 읽어낼 수 없다고 박광규 동부증권 선물옵션팀 대리는 주장한다.

현정환 SK증권 선임연구원도 일상적인 투기거래라는 입장을 밝힌다.

그는 미국 IT산업의 회복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의 상승에 베팅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MSCI 신흥시장내 지수확대에 따른 지수상승을 겨냥한 일시적인 투기적 거래라고 설명한다.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섣불리 방향성 매매(Position trading)에 나서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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