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21일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이번 랠리(단기상승)를 살펴보면 실적차별화를 통한 주가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기업가치 평가에도 점차 실적이 반영되어가는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넷업종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신영증권 박세용 연구원은 “1·4분기 실적이 공개되기 시작한 3월말과 현재 주가를 비교해보면 차별화된 수익모델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향상되는 기업의 주가상승률이 단연 돋보인다”면서 “앞으로는 실적 위주의 투자패턴이 닷컴주의 주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고 말했다.
▽실적있는 곳에 돈 몰린다〓‘닷컴 3인방’으로 알려진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는 1월 랠리때만 해도 코스닥시장의 주도주로 군림하며 주가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지금은 ‘닷컴 3인방’이라는 얘기가 쑥 들어갔다. 지난해 4·4분기 1억원에 이어 올 1·4분기 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개선이 두드러진 다음은 여전히 주도주의 자리를 지켰으나 나머지 두 회사는 과거의 영향력을 상실한 듯한 인상을 남긴 것. 다음은 3월말 주가에 비해 18일 주가가 93.3%나 치솟은 반면 새롬기술과 한글과컴퓨터는 각각 33.3%와 31.3%의 상승에 그쳤다.
반면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가 같은 기간중 67.4%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주도주로 떠올랐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5월 들어 성장성을 의심받으며 한때 10만원 이하로 떨어졌으나 실적이 뒷받침되고 새로운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13만∼14만원대를 다시 회복했다”면서 “막연한 성장성만 갖췄다면 회복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액면병합을 실시한 네오위즈 역시 유료 인터넷접속서비스인 원클릭서비스외에도 커뮤니티서비스 세이클럽의 유료 콘텐츠 판매가 늘어나면서 올 1·4분기 29.1%라는 비교적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 주가 상승을 실적으로 뒷받침했다.
▽기대감에서 실적으로〓대다수 인터넷기업이 적자폭은 크면서도 시가총액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것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열풍’이 몰아친 지난해초 몇몇 닷컴주의 시가총액이 국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앞지른 게 대표적인 사례.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은 정보가 부족하다는 개미 투자자가 전체 매매비중의 95%를 차지하는 코스닥시장에서조차 점차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 성장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돼 돈을 벌어들이는 실적우량기업과 여태껏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그동안 벌어놓은 금융수익에 의존하거나 벤처지주회사로 변신하는 실적부진기업간 실적 차별화가 갈수록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박연구원은 “(위 표에서) 2사분면에 위치한 기업은 주가 조정시 저점매수 전략으로, 4사분면에 위치한 기업은 강도 높은 기업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장기적 관점의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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