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러 철도장관 인터뷰]"시베리아 철도 北참여 낙관"

  • 입력 2001년 5월 21일 18시 34분


"북한이 중단한 경의선 복원 공사의 재개를 비롯해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계 문제는 관련 당사국의 최고 지도자들이 정치적 결단으로 풀어야 할 것입니다."

니콜라이 악쇼넨코 러시아 철도부 장관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회견에서 한국 북한 러시아가 관련된 철도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악쇼넨코 장관은 러시아가 혁명적인 철도 개혁을 추진중에 있다며 수년 안에 러시아 철도가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최근 사실상 경의선 복원 공사를 중단했는데 공사가 재개될 전망은….

"북한이 경의선 복원 공사를 일시 중단한 것은 남북한 관계 등 정치적 이유 때문으로 알고 있다. 경의선 복원 문제는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결심하면 된다. 러시아는 빠른 시일 안에 경의선이 복원되길 희망한다."

-북한은 TKR과 TSR의 연결 사업에 대해서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북한은 이 사업 추진에 소극적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북한에 이익이 되기 때문에 북한이 참여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러시아는 서두르지 않고 북한 당국의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러시아 전문가들이 북한의 철도 상황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TSR과의 연계를 위한 북한철도현대화 사업의 전망은 어떤가.

"북한의 철도가 낙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결정만 되면 현대화 작업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 예상 비용은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다. 소요 기간도 6개월이면 충분할 것이다."

-TSR이 유라시아 물류의 중심축이 되기에는 불안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최근 TSR의 상황은….

"안전과 서비스의 질이 크게 높아졌다. 화물 분실 사건도 거의 없어졌다. 지난해 승객이 사망한 사고는 단 1건 밖에 없었다. 러시아 정부는 지속적으로 철도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추진 중인 철도개혁 작업의 내용은 뭔가.

"19일 혁명적인 철도 개혁안이 내각의 승인을 얻었다. 철도부가 직접하던 수익사업을 러시아철도㈜라는 국영기업을 세워 넘겨주고 화물 운송은 민간운송회사에 맡기는 등 경쟁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2∼3년 안에 러시아 철도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와 러시아 사할린 본토를 터널과 다리를 통해 철도로 잇는 사업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일본측과 협의 중에 있으며 7월까지 결론이 나고 빠르면 연내에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될 수도 있다. 잠재적인 투자자도 있다."

-북한의 김 위원장이 연내에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철도를 이용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가.

"김 위원장이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 지는 고위층이 결정할 문제지만 러시아 철도는 외국의 국빈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모실 준비가 돼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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