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日 만남사이트 성범죄 온상 '골머리'

  • 입력 2001년 5월 21일 19시 03분


일본에서 휴대전화의 ‘만남 사이트’가 성범죄에 이용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에서 ‘만남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들은 휴대전화 소지자들을 무차별 공략하고 있다. 여자에게는 가입비를 받지 않는다며 유혹하고 있다.

19일에는 도쿄(東京) 고법판사(43)가 ‘만남 사이트’를 통해 만난 여중생(14)과 원조교제를 한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줬다. 이 판사는 2만엔을 주고 여중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다른 사건으로 경찰조사를 받던 소녀의 진술로 들통이 났다. 이 판사는 처음 만난 다른 여중생에게 “돈을 줄 테니 친구를 소개시켜 달라”고 해 이 여중생을 소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에는 나가사키(長崎)현에 근무하는 육상자위대원이 역시 ‘만남 사이트’를 통해 알게된 여고생을 불러내 3만엔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체포됐고, 지난주에는 교토(京都)의 한 토목공사 노동자(25)가 역시 같은 방법으로 알게 된 여대생(19)과 회사원(28·여)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도 남녀가 만날 수 있는 사이트가 번성하는 것은 일본의 폐쇄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권력이 이런 유형의 범죄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몸가짐을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라는 의견이 많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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