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바로 중기(中期)투자에 뛰어들 때’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3개월 이상 긴 안목으로 투자한다면 지금이 적기(適期)라는 주장이다.
▽중기투자의 가능성〓국내 증시에서 장기투자로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설. 90년대 이후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400∼1100의 박스 안에서 올랐다 내렸다만을 반복했다. 그래서 장기투자 대신 ‘데이트레이딩’이 ‘가장 한국적인 투자방법’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그래프 참조).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투자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중기투자의 효과는 국내 증시에서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이 중기투자의 적기라는 공감대는 경기가 더 악화되지 않고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로부터 출발한다. 최근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 등 증권가 주요 애널리스트들이 “늦어도 2·4분기에는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또 당장 2·4분기 경기가 크게 좋아지지 않더라도 경기에 선행하는 주가의 특성상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증시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들어 주가가 500선에서 강한 지지선을 형성한 것도 폭락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효과를 발휘해 중기투자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한빛증권 박성훈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가 600을 넘으면서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빠지면 얼마나 빠지겠느냐’는 자신감으로 3개월 이상 중기적인 투자를 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중기 투자 요령은 종목을 자주 바꾸지 않는 것, 그리고 매일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인내심을 갖는 것이다 .
동부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부실주까지 관심을 가질 시기는 아니며 6개월 정도를 목표 기간으로 업종대표주 중에서 저가 대형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이 종목들의 주가가 많이 올라 경계 심리가 커진 편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이제 겨우 침체권에서 벗어나는 추세일 뿐인만큼 중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장득수 부장은 “업종 대표주와 우량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6개월은 물론 1년까지도 투자하는 게 가능하다”며 “대박의 꿈을 버리는 대신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겠다’는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