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법무측 이변호사 해명 의혹]사무실 도착시간 의문

안동수(安東洙)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가져온 '충성문건'을 썼다는 이모 변호사의 주장은 과연 믿을만한가.

이변호사는 21일 오전 9시 20분경부터 경기 이천의 D컨트리클럽에서 부인, 처남 부부와 함께 골프를 친 뒤 오후 3시경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오후 3시반경까지 급히 문제의 문건을 써서 사무실 여직원에게 타이핑을 맡겼다는 것.

하지만 여러 정황상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우선 골프장의 18홀을 모두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통상 4시간 반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샤워만 하고 식사를 건너 뛰었다고 해도 골프장을 떠난 시간은 아무리 빨라야 오후 2시를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서초동 사무실에 오후 3시경 도착했다는 것은 가능성이 낮다는 것.

하지만 이변호사는 "평일이라 그랬는지 골프 진행이 빨라 오후 1시반경 운동을 마쳤고 교통 사정도 좋아 오후 3시경 사무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골프장측도 23일 "이변호사가 운동을 오전 9시 31분에 시작해 오후 1시 31분경 끝마쳤다"고 말했다.

이변호사와 골프장측의 말이 사실이라면 시간상으로는 이변호사가 문건을 작성했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변호사 주장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힘든 측면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가 21일 스스로 "문건 두장을 내 손으로 직접 썼다"고 했다가 다음날에는 "한 장은 안장관이 썼다"고 뒤집었기 때문이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