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탈레반 정권 힌두교도에 배지 부착 의무화

  • 입력 2001년 5월 24일 18시 23분


아프가니스탄의 과격 이슬람 탈레반 집권세력이 국내 거주 힌두교도에게 엄지 크기의 노란색 배지를 상의 호주머니 안쪽에 붙이도록 22일 명령했다. 유엔과 인도 미국 등 각국 정부, 인권단체는 23일 일제히 “나치 독일의 망령”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대인에게 가해진 나치의 탄압정책을 떠올리며 비판하는 세계 여론을 향해 탈레반은 “일제단속 경우 등에서 소수의 힌두교도를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딴소리를 하고 있다.

과격 이슬람 단체인 탈레반은 무장봉기를 일으켜 96년 수도 카불을 장악한 이래 ‘이슬람 율법’의 이름 아래 온갖 해괴한 정책을 펴왔다. 이슬람공화국인 이란조차 “이슬람 율법의 정신은 그런 게 아니다”며 탈레반을 비난할 정도. 고대 불교 유적인 바미안의 거대 석불을 ‘우상’이라며 다이너마이트와 박격포로 폭파한 일도 상상을 초월한 폭거였다. 탈레반이 만들어낸 차마 웃지 못할 기묘한 법을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발〓남성이 수염을 깎으면 다시 자라날 때까지 투옥. ‘미국식’ 헤어스타일로 깎으면 이발사 구속.

▽우상 파괴〓사진이나 초상화도 ‘우상’으로 분류해 파괴하도록 명령.

▽기도〓메카를 향해 하루 5회 기도하는 계율을 어기면 투옥.

▽여성 탄압〓운전은 물론 탑승도 금지. 여성을 차에 태워준 운전자도 구속. 6년 의무교육대상에서 여성 제외. 여성에 대한 가정 내 교육도 금지. 외출시 남성 동행 필수.

▽여성 취업〓의료분야 외 금지. 이때도 근무지는 남녀 격리.

▽공중목욕탕 폐쇄〓몸을 공개장소에서 드러내는 것은 율법에 어긋난다며.▽오락·취미생활〓도박하다 적발되면 최하 1개월 구속. 결혼식 잔치 등 행사 때는 물론 집안에서도 종교 음악을 제외한 어떤 음악도 청취 불가. 일체의 춤 금지. TV 시청과 비디오 상영 금지. 라디오 청취만 가능. 흡연 금지.

▽연날리기 금지〓‘아무 짝에도 쓸모 없고 아이들 공부에 방해만 된다’며. 취미로 새를 기르는 것도 같은 이유로 금지.

<조헌주기자·외신종합연합>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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