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美 감세법안 상원통과…11년간 1조3500억달러 감면

  • 입력 2001년 5월 24일 18시 27분


미국 상원은 앞으로 11년간 1조3500억달러의 세금을 감면토록 하는 내용의 감세법안을 23일 통과시켰다.

민주당측이 재정 적자를 부추기고 고소득자에게 유리한 법안이라며 수십개의 수정안을 제시하는 바람에 21일 상정된 감세법안 처리는 당초 예정보다 이틀 지연됐으나 이날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 12명이 공화당쪽에 가세해 지지표를 던짐으로써 62 대 38로 가결됐다.

81년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의 감세안 이후 가장 규모가 큰 이번 감세안은 소득세를 일괄적으로 인하하고 저소득층 자녀에 대해 지급되는 연 500달러의 보조금을 두배로 늘리도록 했다. 또 올해와 내년 1000억달러의 세금 감면을 추진해 경기회복을 촉진하는 한편 두 명 이상의 소득원을 가진 가정에 대한 세금 공제를 강화하고 2011년까지 상속세를 점진적으로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감세안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은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 비율로 당초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현행 39.6%에서 33%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번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2007년까지 36% 수준으로 낮추도록 했다.

상원을 통과한 감세법안은 앞서 하원에서 의결된 법안과 세부내용에서 일부 차이를 보임에 따라 상하원은 조만간 양원협의회를 열어 최종 감세법안을 확정한 뒤 합동 표결에 붙이게 된다.

법안 지지의원들은 25일까지 상하원이 최종 합의를 끌어내 28일 현충일 휴회 전에 부시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하원의 감세안이 다소 차이가 나는데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제퍼즈 상원의원의 당적변경 가능성 등 정국 변화로 인해 양원 협상이 수 주일 걸릴 수 있다며 7월4일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최종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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