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m Diary]우산 비에 젖을까봐 방수포장

  • 입력 2001년 5월 24일 18시 39분


갑자기 비가 쏟아지던 어느날 오후였다. 셀리는 길가 상점으로 뛰어들어가 접는 우산을 하나 골라잡았다. 돈을 지갑에서 얼른 꺼내 지불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카운터의 점원은 돈 받을 생각은 않고 우산을 방수용지에 조심스럽게 싸고 있었다. 의아해진 셀리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냥 주세요” 그러자 그 점원은 고개를 들며 “지금 밖에 비가 오고 있잖아요”라고 되받았다.

버스를 타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한 사나이가 버스 속에서 휴대전화로 어찌나 크게 말하는지 승객들 모두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큰소리로 외쳤다. “왜 그렇게 못알아들어, 안된다니까”를 계속하면서 오른손 주먹까지 공중에 휘두르는 것이었다. 그러자 다른 한 젊은 승객이 벌떡 일어서더니 “여러분 잠깐만!” 하고 소리쳤다. 그러고는 지휘자가 지휘를 하듯 한 손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 그었다. 그러자 승객들은 마치 사전에 연습이라도 한 듯 “안된다니까, 안된다니까”라고 합창했다.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본 사나이는 당황한 모습으로 휴대전화를 재빨리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연국희기자>ykook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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