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학회(American Studies Association) 회장인 마이클 프리시 뉴욕주립대 역사학과 교수가 한국아메리카학회(회장 윤영오·尹泳五) 주최로 열리는 ‘세계화시대의 미국’이라는 목요 공개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방한했다.
프리시 회장은 “미국이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으나 일반 국민은 아직 백인남성 중심적인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며”이는 이민 증가에 따른 반작용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미국의 영웅을 말해보라’고 하면 어김없이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등 건국 초기의 대통령들의 이름이 나온다”면서 “최근 한일간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도 편협한 역사관을 바꾸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프리시 회장은 24일 주한미대사관 자료정보센터에서 ‘미국 역사와 집단기억 구조’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뒤 국내 학자 및 학생들과 미국 중심의 세계화와 미국교육의 위기에 대해 토론했다. 그는 “최근 4∼5년간 미국의 교육제도가 높은 점수를 받는데 치중하고 시험양식이 표준화되면서 학생들의 역사관이 더욱 획일화되고 있다”면서 “생활수준이 높은 지역의 학생들일수록 점수에 대한 높은 관심이 사고의 편협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보수회귀 경향으로 인해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가 움츠러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과거 공화당 정부와는 달리 부시 대통령은 교육예산 증대와 교사배치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염려는 적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아메리카학회는 학계 전문가를 포함, 기자 학생 등 5000여명의 비전문인 회원을 아우르는 학술단체로 미국 사회현상 전반에 대한 연구를 한다. 프리시 회장은 73∼74년 서울대에서 교환 교수로 재직했다며 “그때 배운 장구를 지금도 종종 연주해 미국 친구들로부터 박수를 받는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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