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세상]직업은 못 속여…

  • 입력 2001년 5월 24일 18시 39분


21일 점심시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프랑스요리 축제에 초대받은 직장인 J씨(36).

7, 8명의 남녀가 한 테이블에 앉았다.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시작했다.

대화의 주제는 역시 프랑스요리. 그러나 외국계 항공회사 홍보우먼, 호텔 객실담당, 와인 전문가 등 직업이 다들 달라 얘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었다.

맞은편에서 한참 얘기꽃을 피우고 있던 여성에게 J씨가 물었다.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어머 숙녀의 나이를 묻는 건 실례 아니에요?”

옆자리의 보통 직장인. “그럴 땐 점잖게 ‘연조가 얼마나…’라고 물어야죠.”

항공사에 다니는 여자가 말을 받았다. “연조나, 나이나 그게 그거죠. 우리는 ‘마일리지가 얼마나 되시나요?’라고 물어요. 좀 색다르죠?”

와인 전문가도 나섰다. “정말 직업은 속일 수 없나 봐요. 우리들은 ‘빈티지(포도주 양조연도)가 언제예요’라고 묻거든요.”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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