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 망미1동 장산민속예술단 단장인 김원길(金元吉·85·본보 2000년 8월7일자, 93년 4월30일자 보도)옹.
그는 사라져 가는 우리 가락을 되살리기 위해 12여년간 농악과 민요 등을 무료로 지도해 오고 있는 우리 가락 전령사. 젊은 시절 양복 재단사로 일한 그는 민속예술이 좋아 틈틈이 배운 가락과 춤사위를 그냥 썩힐 수 없다며 89년 장산민속예술단을 창단한 뒤 무료 농악지도에 나섰다.
그런 그가 올초 병원에서 전립선 비대증과 방광 양측 탈장 등으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비 500여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우리 가락 무료봉사는 고사하고 집에서 병마와 싸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아들 2명도 병원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셋방살이로 겨우 살아가고 있는 그로서는 하루빨리 병을 치료해 우리 장단에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지만 처지가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는 처음 해운대구 반여3동 노인정에서 7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농악지도를 하다 93년부터 반여3동 영진종합사회복지관측의 배려로 이 곳 소강당에서 본격적으로 우리 가락과 춤사위를 가르쳤다. 이어 99년부터는 현재 장산민속예술단이 위치한 망미1동 망미시장 지하1층 40여평의 공간으로 장소를 옮겨 월 화 수요일 30여명의 수강생들에게 농악과 지신밟기 민요 장구 등을 무료로 지도하다 현재는 후배에게 이 일을 맡긴 상태.
동래학춤과 승무도 상당한 수준인 김옹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수영구 광안3동 동사무소 2층 강당에서 화 금요일 20여명의 수강생들에게 농악지도 출장 무료봉사를 하기도 했다.
김옹은 “우리 문화를 살리는데 마지막 여생을 바치고 싶은데 …”라며 주위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016-840-0779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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