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강박사의 초과학 산책

  • 입력 2001년 5월 25일 18시 45분


◇풍수 전생 UFO 초능력 등은 과학적 증거없는 '현대판 미신'

점(占), 기적, 예언, 귀신…. 누구나 이것이 미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전생, UFO, 초능력 같은 것은 어떤가. 쉽게 판단이 내려지지 않을 것이다. 미신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약학 교수 출신인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의사(擬似)과학’이라 단정한다. 엄밀한 과학적 실험과 조사로 규명되지 않고 과학으로 행세하는 ‘현대판 미신’이란 것이다. 방대한 연구 조사를 통해서 이것이 가진 허위를 조목조목 들추어내겠다는 것이 이 책의 의도다.

여기서 거론하는 ‘의사과학’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미신 마술 점술 종말론 풍수 최면퇴행 외계인 종교기적(1권)부터 초능력 뇌호흡 기공 대체의학 신에너지(2권)까지 망라한다. 예수의 실제 얼굴이 찍혀있다는 ‘토리노 수의’ 같은 초정상(超正常) 현상 대부분의 실상이 낱낱이 파헤쳐져 있어 흥미롭다.

이 책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정황’을 밝히고 ‘반대 근거’를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눈을 가리고 글을 읽는 초능력을 예로들면, 이를 검증하는 엄정한 과학적 방법을 소개하고 절처하게 통제된 실험조건을 통과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음을 알려주는 식이다.

여기에는 뇌호흡 수련으로 지력과 직관력을 향상시킨다거나, 이같은 심령적 자각을 가능하게 하는 ‘제3의 눈’의 존재를 주장하는 특정 수련단체의 주장이 허구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과학적인 증거가 없는 모든 현상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침술 같은 대체의학에 대해서는 다분히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침술의 효과가 통제된 임상실험을 통해 검증된 것은 아니란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1997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침술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과장된 것임을 보여준다. 여전히 미국 주류 과학계에서는 “침술은 의사종교적 컬트주의”라는 관점이 일반적이라 한다.

여기 소개된 풍부한 사례들은 ‘초정상주장과학적조사위원회(CSICOP)’의 조사 자료를 토대로 쓰여진 것이다. CSICOP는 의사과학을 비판하고 초정상 현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단체다. 칼 세이건을 비롯해 4명의 노벨상 수상자 등 30여개국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저자는 “의사과학이 과학인양 포장되어 대중에게 퍼지는 것은 과학에 대한 무지 뿐만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이해가 도사려 있다”면서 이를 무분별하게 소개하는 방송사의 선정주의를 맹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강건일 지음 각권 350여쪽 1만2000원 참과학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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