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가 경쟁력이다]"금융업은 신뢰가 생명"

  • 입력 2001년 5월 28일 18시 58분


<금융기업의 윤리>

금융업은 돈을 맡기는 고객의 신뢰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고객의 신뢰 위에 있는 금융기업들의 직업윤리는 기업의 생명인 셈이다.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금융기업들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 의무는 금융기업이 고객의 이익을 추구하고 고객을 공정하게 대하도록 요구한다.

또 금융업은 효율적이고 공정한 시장이 필수불가결하다. 시장이 공정하지 않다면 그 시장에 참여할 투자자나 금융기업이 없을 것이다. 금융기업은 금융시장의 주요 구성원으로 시장의 질서가 유지되고 공정성이 확보되도록 자신은 물론 고객도 공정하게 시장에 참여하게 유도해야 하는 공익 의무도 지닌다.

외국 선진 금융기업들은 이 의무를 다하고 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지키기 위해 엄격한 내부통제를 늘 집행한다. 특히 미국계 금융기업의 경우 내부통제체제의 주축 개념들은 윤리성을 강조한다.

준법의무와 성실한 업무처리, 전문성 확보뿐만 아니라 정보 접근에도 균형과 평등을 추구할 의무가 있다.

업무상 비밀이 유지돼야 하는 비공개정보와 내부자정보는 비밀정보관리와 정보차단 원칙을 통해 철저히 관리한다. 또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는 내부자거래와 내부자정보를 이용하는 모든 부당한 사적 거래를 막기 위해 임직원 유가증권 매매를 사전승인제도와 사후보고 및 점검체제를 통해 엄격히 관리한다.

금융기업들은 고객의 투자관련 정보를 충분히 이해해 개별 고객의 투자목표에 적절한 투자권유를 해야하는 의무도 있다. 이해상충방지 의무는 고객의 이익이 금융기업이나 주주, 임직원 개인 이익보다 우선하고 이해(利害) 충돌 때는 투명하게 고객에게 알려 고객이 독자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한다.

금융기업들은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고객에게 대가성 있는 선물과 접대 등을 금지하는 엄격한 규율도 지킨다. 선물과 접대 등은 주고받는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한다.

미국계 금융기업은 해외부패행위금지법을 통해 자국 금융기업 임직원이 외국 정부관료와 국영기업 임직원에게 주는 선물과 접대까지 엄격히 규제해 내부규정이 더욱 까다롭다.

선진 금융기업의 윤리성은 임직원의 업무활동 외에 대외활동까지 규제한다. 모든 대외활동은 회사의 사전승인 없이는 불가능하고 대외활동을 통해 얻은 소득도 회사의 승인 없이는 개인이 가질 수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윤리기준들이 최근 시행된 증권사의 영업행위준칙과 작년에 증권업협회가 제정한 표준내부통제기준에 반영됐다는 점이다. 이제 금융기업 경영진은 기업윤리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김유니스(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법무·준법감시담당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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