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기의 하반기 회복과 국내경기의 2/4분기 바닥권 탈출 그리고 기업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주가 등을 근거로 국내증시의 한단계 도약을 낙관하는 견해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하반기 국내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국내증권사보다 외국계증권사들이 앞장서 전파하는 중이다.
29일 UBS워버그증권은 국내증시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Entering a new phase)'하고 있다는 투자보고서를 발표했다. 경기사이클은 여전히 하강국면에 있지만 국내증시가 지난해 2/4분기부터 올 1/4분기까지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 실적 전망치가 더 이상 악화되기 힘들 정도로 낮게 발표되고 있고 투자자들은 악재보다는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현대그룹의 자금난도 현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악재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다.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국내증시의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경기가 하반기 회복할 경우 한국증시가 아시아증시중에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경기 회복으로 국내기업의 실적이 바닥권에서 벗어날 경우 국내증시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다는 얘기다.
물론 여전히 하반기 미국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650포인트대에서는 차익실현 물량에 출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증시는 한단계 도약중이라고 인정했다.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도 지금부터 한국주식을 사야 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증권사는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 △ 기업수익성 호전 △기관투자가들의 낮은 주식보유율 △낮은 위험선호도 △실적대비 저평가 등을 근거로 한국주식을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은 지난 4월 하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을 것을 먼저 얻는다(The Early Bird Gets The Dough)'라는 장문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증시가 상승추세로 돌아섰고 종합주가지수가 올연말까지 72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저금리로 다른 투자수단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반기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시중유동성이 곧바로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삼성증권사도 국내증시가 대세상승의 초기국면에 진입했다는 견해를 과감하게 밝히고 있다.
김승식 투자전략가는 지난 24일 "주식투자는 상대적인 게임이다"며 "미국경기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국내IT산업의 위축 그리고 구조조정 지연 등은 악재로서 효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악재는 이미 현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현시점에선 긍정적인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가령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평채 가산금리가 연초에 비해 35%하락한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그는 "지금부터 내년상반기까지 경기회복초기 단계에서 국내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물론 J.P모건증권처럼 현지수대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라고 주장하는 신중론자도 적지 않다.
이 증권사는 하반기 미국경기 회복이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의 실적도 3/4분기까지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본다. 기업실적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4월중순이후 120포인트 급등한 현주가는 결코 싸지 않다며 차익실현에 나서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이같은 신중론은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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