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선 '추가 상승을 확신하고 한국시장 전체를 미리 사들이고 있다'고 해석하는 반면 일부에선 '풋옵션과 콜옵션도 각각 9만계약(순매수)과 4만 2000계약(순매도) 갖고 있는 만큼 일방적으로 증시를 낙관한다고 볼 수 없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풋옵션 매수와 콜옵션 매도는 지수가 하락할 경우 이익을 올리는 매매형태다. 반면 지수선물 순매수는 주가가 올라야 이익을 얻는다.
과연 외국인들의 지수선물 순매수 동기는 무엇인가.
대다수 시장전문가들은 국내증시의 추가상승을 염두에 둔 매매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하반기 국내증시의 상승을 겨냥하고 중장기 펀드가 한국증시에 베팅(betting)하고 있다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한다.
파생상품 전문회사인 웰스랩의 이병열 이사는 "하반기 경기회복과 대우차 매각, 현대그룹 자금난 조기해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이 국내증시를 좋게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수선물을 미리 순매수해서 한국증시의 상승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고 들려준다.
송기주 동원증권 주식선물팀 대리도 하반기 국내증시를 낙관하는 세력이 지수선물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들은 그동안 지수선물시장에서 활동하던 외국인들과는 확연히 구별된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즉 지수선물 6월물의 첫번째 거래일(3월 9일)부터 5월 29일까지 모두 1만 7700계약을 순매수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장기투자자금이 지수선물을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루이틀 순매수했다고 이익이 생기면 곧바로 매도공세를 펼쳤던 단기투기 자금과 성격이 판이하다는게 송대리의 설명이다. 1/4분기보다 양질의 외국계 자금의 지수선물을 매수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만큼 이들의 순매수에서 국내증시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도출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한다.
임병도 동부증권 선물옵션팀장도 국내증시를 밝게 보는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섰다는 점은 동의한다. 하지만 순매수동기에 대해서는 다소 색다른 견해를 밝힌다.
임팀장은 외국인들의 대량 순매수 배경을 '무디스나 S&P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설'에서 찾는다. 즉 무디스사가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을 사전에 입수한 외국계 펀드들이 국내증시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국내경기가 조기에 회복될 가능성도 불확실하고 미국증시의 조정도 예상되는 시점에서 '신용등급 상향조정' 말고는 달리 순매수 동기를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이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지수선물을 1만 7000계약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수의 추가하락을 막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시장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기관이나 개인투자가들의 섣부른 주식매도를 막아준다는 얘기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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