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아직 역사적 앙금이 남아 있는 한일 두 나라의 월드컵 공동개최는 미래지향적 선린관계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아쉬운 것은 북한의 참여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측은 금년 12월에 있을 대회 본선 조추첨 때까지 북한이 분산개최에 응해오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FIFA의 정치적 입장' 일 뿐이다.
대회의 의미로 봐서는 올림픽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세계적 관심은 올림픽의 두 배 이상 쏠리는 것이 월드컵이다. 따라서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대회가 아니라 개최국의 위상과 수준을 전세계에 보이는 거대한 문화행사다. 이 점에서 한일 두 나라간 비교는 피할 수 없다.
'성공한 월드컵' 이 되기 위해서는 시설 부문과 손님맞이 부문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우리의 경우 두 부문 모두에서 공동개최국인 일본에 뒤처져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경기장 시설의 경우 금년말까지 10개 구장이 모두 완공될 예정이지만 최근 문을 연 울산 문수경기장 관람석에 빗물이 샌 데서 보듯 빠듯한 일정에 쫓겨 부실공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밖에도 교통 숙박시설 언어문제 등 대회기간 중 한국을 찾을 35만명의 외국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준비하고 점검해야 할 사항들이 산적해 있다. 대회가 열리는 10개 지방자치단체에만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대회기간 중 한일간 비자 면제와 관객의 원활한 수송을 위한 항공편 증설 등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성공한 월드컵' 에 보다 중요한 요소는 어떻게 지난 서울올림픽에서 보였던 것 같은 국민적 결집을 이루어내느냐는 것이다. 국민 정서가 정치가 이 모양이고 경제도 어려운데 월드컵은 무슨 월드컵이냐 는 쪽으로 기운다면 아무리 준비를 많이한들 대회 성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권 정부 시민이 힘을 합해야 성공한 월드컵 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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