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영어교육 사이트를 이용하려는데 전화접속이라 볼수가 없어요. 영상은 뜨지도 않고 소리도 뚝뚝 끊기거든요. 문화재 사이트에서도 사진파일을 제대로 볼수가 없어요”(경북 A여고 L양)
설문에 참여한 구정고 학생 41명과 A여고 학생 34명은 모두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인터넷 이용률’은 일단 모두가 100%인 셈이다.
서울 여학생은 93%가 주로 집에서 인터넷을 했다. PC방(2명) 학교(1명)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편. 그러나 A여고 학생들은 PC방(12명) 학교(6명) 심지어 친척집(1명)의 이용이 절반이상에 달했다.
“집에서 인터넷이 안돼서 PC방을 가요. 거의 전과목이 인터넷을 써야하는 숙제거든요. 1시간에 1300원을 내야 하는데 용돈이 빡빡해요. 집에서 전화선으로 접속하는 친구는 전화요금이 한달에 10만원쯤 나온다고 해요.”(A여고 N양)
초고속 인터넷 이용 비율은 서울 구정고가 87.8%, 지방 A여고가 20.5%로 거의 4배이상의 차이를 나타냈다. 가족 구성원의 인터넷사용도도 차이를 보였다. 부모를 포함해 가족 모두가 인터넷을 쓴다고 답한 학생이 구정고는 절반이 넘는 24명이었으나 A여고는 1명뿐이였다.
‘인터넷으로 가장 많이 하는 일(3가지 복수응답)’에도 차이가 났다. 구정고는 e메일(35) 음악다운로드·음악감상(23) 숙제(19)의 순. A여고는 e메일(34) 채팅(26) 숙제(13)의 순이었다. e메일이 두 지역 모두 1위였지만 구정고 학생들은 플래시카드메일 등 그림파일 첨부가 주류였으나 A여고 학생들은 글만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A여고에서는 ‘음악감상’이 순위에 들지 못했다. 서울 학생들이 ‘멀티미디어 세대’라면 지방 A여고 학생들은 ‘문자 세대’인 셈.
구정고 박모양은 “e메일매거진, 인터넷할인쿠폰, 온라인쇼핑몰 등을 이용하며 입시·유학정보도 검색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과외선생님을 구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또 구정고 응답자 중 5명이 ‘개인 홈페이지를 적극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A여고생 가운데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학생은 전무했다.
A여고의 L양은 “다른 지역 학생들은 동영상으로 홈페이지 만드는데 우리는 기껏 문서만 올려 재미가 없다”며 “디지털카메라나 웹캠, 스캐너를 갖고 있는 친구도 거의 없다”고 했다. 반면 구정고의 박양은 “스캐너와 디지털카메라가 대부분 있으며 사진파일 편집을 위해 포토샵 프로그램도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정보사회학과의 윤영민교수는 “인터넷은 전화와 달리 ‘재발명도’가 높아 이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매체의 성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윤교수는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를 위해서는 인터넷 통계를 올리기 위한 정책보다는 실질적으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승진·경북〓천광암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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