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박은선 조각전-질서 부조화가 공존하는 '무한기둥'

  • 입력 2001년 5월 29일 19시 42분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아카데미아에서 조각을 공부하고 10여 년 간 그 곳에 머물며 작품활동을 해온 조각가 박은선(36)이 오랜만에 귀국 작품전을 갖는다. 이 전시는 서울 강남(청담동)의 박여숙화랑(02―549―7575)과 강북(인사동)의 노화랑(02―732―3558)에서 6월1일∼12일 동시에 열린다.

그는 흰색과 회색, 또는 노랑과 빨강 등 두 가지 대비되는 색채의 대리석들을 나무판처럼 자르고 이를 다시 띠 모양으로 켜켜이 쌓아올려 다양한 형태의 기하학적 작품들을 만들어 낸다. ‘무한 기둥’이라는 제목의 그의 작품들은 공이나 원기둥 등 단순한 형태가 반복돼 나가면서 무한히 뻗어 올라갈 수 있는 수직의 기둥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 그리스의 어느 신전을 굳건히 떠받들고 있던 기둥의 한 부분을 연상시키는 원기둥 작품은 질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불안과 부조화를 형상화한다. 특히 대리석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표면과 깨뜨려지고 갈라진 부분의 거친 면은 사랑과 증오, 기쁨과 슬픔 등 인간의 이중적인 감정이나 내면을 대비시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박여숙화랑에서는 최근작을, 노화랑에서는 초창기 작품을 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회는 4년만에 갖는 한국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 작가는 바젤 쾰른 등의 아트페어를 통해 유럽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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